‘2패 뒤 1승’ KCC, 4강 PO 벼랑서 기사회생

입력 2018-04-02 2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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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에밋. 사진제공|KBL

벼랑 끝에 몰렸던 전주 KCC가 안방에서 반격의 칼날을 세웠다.

KCC는 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3차전에서 서울 SK를 90-79로 누르고 2연패 뒤 승리를 신고했다. 32점으로 맹활약한 안드레 에밋과 골밑을 굳게 지킨 하승진(9점·17리바운드), 찰스 로드(15점·10리바운드)의 분전이 빛났다. 어렵사리 기사회생한 KCC는 4일 같은 장소에서 SK와 4강 PO 4차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주실내체육관의 분위기는 그리 밝지 못했다. 원정에서 2패를 당하고 온 터라 무거운 공기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특히 막판까지 박빙 승부를 펼쳤던 2차전에서 승리를 내준 장면은 KCC로선 너무나 뼈아팠다. 주축 하승진이 2차전 막판 흘렸던 뜨거운 눈물은 KCC 전체 분위기를 대변해주는 듯했다.

그러나 3347명 홈팬들 앞에서 KCC 선수들은 다시 의지를 다졌다. 안방에서 쉽게 무너질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기선은 KCC가 잡았다. 하승진을 필두로 한 센터진이 골밑을 단단히 지킨 덕분이었다. 1쿼터 초반 3분 동안 SK를 무득점으로 봉쇄한 KCC는 로드와 하승진이 연속 골밑슛을 성공시키며 7-0으로 앞서갔다. 한 번 물오른 기세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후 하승진과 로드의 콤비 플레이 그리고 이정현(12점·5어시스트)의 외곽포를 앞세워 1쿼터를 24-11로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외국인선수 두 명이 투입되는 2쿼터에서 SK에 추격을 허용했다. SK 제임스 메이스(17점·13리바운드)가 골밑에서 중심을 잡자 주포 김선형(14점)이 12점을 올리며 살아났다. 이에 힘입어 SK는 13점차 열세를 극복하고 3쿼터 53-55로 2점차까지 추격했다.

KCC로선 다 잡은 승리를 놓칠 수 있는 상황. 위기감을 느낀 KCC는 약속된 플레이를 통해 다시 전열을 가다듬었다. 경기에 앞서 “박빙 승부에서 선수들이 조금 더 침착하게 임해줬으면 좋겠다”는 KCC 추승균 감독의 바람이 적중했다.

송창용이 달아나는 3점포를 터뜨린 뒤 송교창과 에밋이 연달아 2점슛을 성공시켜 격차를 벌렸다. 4쿼터에서도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은 KCC는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반면 SK는 김민수가 3쿼터 중반 5반칙 퇴장을 당한 데 이어 메이스와 최준용마저 4쿼터 파울 트러블에 걸리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전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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