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감독 간담회에서는 비디오 판독 장비에 대한 투자 필요성부터 올스타전 감독 추천 선수 엔트리 확장 등이 논의됐고, KBO도 긍정 검토를 약속했다. 또 하나 의미 있는 주제는 공인구 문제였다. 스포츠동아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감독들은 입을 모아 “공인구에 대해 조금 더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전했다. 수년째 이어져온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 때문이었다.
KBO는 매년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포스트시즌에 걸쳐 세 차례 공인구 수시 검사를 실시한다.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측정한 뒤 기준치(0.4134~0.4374)에 포함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스카이라인 제품을 단일구로 확정한 2016년부터는 반발계수에 큰 이상이 없어 ‘합격’ 판정이 내려졌다.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에 비해 반발계수 수치가 높은 것은 분명하지만 기준치에 부합한다는 이유였다. 그럼에도 타고투저 현상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 현장에서 ‘조금 더 세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요청한 것이다.
KBO에서도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감독들의 요청이 있기 전부터 ‘공인구를 다각도로 뜯어보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타고투저의 책임을 공인구의 반발계수에만 지울 수는 없다는 대전제 아래에서도 KBO 고위 관계자는 18일, “반발계수만 논하면 전문성이 떨어진다. 공의 크기부터 솔기의 높이와 폭, 가죽의 재질, 공 내부까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O리그는 물론 국제대회를 위해서도 필요한 작업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롤링스사, ‘2015 WBSC 프리미어12’는 미즈노사의 제품을 공인구로 채택했다. 하지만 오는 ‘2019 프리미어12’와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사사키사의 제품이 공인구로 쓰일 전망이다. 국제대회 공인구와 비슷한 수준을 만들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KBO의 생각이다. KBO는 올 시즌 종료 후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