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둥쇼크’ 딛고 총력전 나서는 축구대표팀, 손흥민도 정상출격

입력 2018-08-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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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둥쇼크’ 극복이 김학범호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말레이시아에게 충격패를 당한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20일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3차전에 나선다. 비록 한 수 아래로 꼽히는 상대지만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 사진은 18일 반둥에서 훈련하고 있는 대표팀.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말레이시아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한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조별리그 3차전에 나선다.

김학범(58) 감독이 맡고 있는 한국은 20일 오후 9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키르기스스탄과 2018인도네시아-팔렘방아시안게임(AG) 남자 축구 E조 조별리그 3차전에 나선다.

한국은 지난 17일 말레이시아와의 2차전에서 1-2로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였다. 당초 한국은 말레이시아를 잡고 16강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여유롭게 3차전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모두 물거품이 됐다.

3차전 상대인 키르기스스탄은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이는 말레이시아도 마찬가지였다. 2차전 패배로 여유롭게 체력관리를 하면서 토너먼트를 위한 준비 과정으로 생각했던 3차전이 사활을 걸어야 하는 한판이 됐다. 2차전과 같은 또 한 번의 참사가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 장거리 이동, 시차적응에 따른 피로를 줄이기 위해 아껴온 손흥민(26·토트넘)을 선발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예상 밖의 패배는 한국 뿐 아니라 외신도 주목했다. 손흥민의 병역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더 선은 18일 이를 ‘충격적인 패배’로 소개하면서 “손흥민은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할 경우, 군복무를 해야한다”고 언급했다.

말레이시아 전 패배의 여파는 단순히 3차전 계획 변경으로 끝나지 않는다. 토너먼트에서도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한국(1승1패·승점3)이 키르기스스탄(1무1패·승점1)을 잡고, 말레이시아(2승·승점6)가 바레인(1무1패·승점1)에게 패해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2승1패로 동률을 이룬다고 해도 승자승 원칙에 따라 한국은 E조 2위로 16강에 오르게 된다.

E조 2위는 16강에서 F조 1위와 격돌한다. F조는 현재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나란히 1승1무를 기록하면서 1위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20일 이란은 미얀마, 사우디아라비아는 북한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는데, 누구를 만나더라도 껄끄럽다. E조 1위로 16강에 올라 좀 더 수월한 상대를 만날 수 있었던 시나리오는 사라졌다. 예상대로라면 8강에서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우즈베키스탄, 4강에서는 일본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행보는 가시밭길이 됐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그나마 참사가 토너먼트에서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6-0 대승 이후 한국은 선수단 전체 분위기가 느슨해졌다는 평가다. 아직은 패배를 만회할 기회가 있다. ‘반둥쇼크’는 느슨해진 팀 분위기를 바로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패배로 선수들의 머리 속에는 ‘아무리 약한 상대도 얕잡아보면 잡힌다’라는 인식이 머리에 새겨졌다. 또 20명 선수 전원의 축구 인생이 달린 ‘병역 특례’가 걸렸다는 부분도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팀 주장인 손흥민은 말레이시아전 패배 후 동료들과의 미팅에서 “우리가 (월드컵에서)독일을 이긴 것이 역사에 남듯이 우리가 말레이시아에 패한 것 역시 커리어에 평생 따라다닐 것이다.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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