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좌완’ 함덕주 구원왕도 보인다

입력 2018-09-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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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함덕주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뒷문을 든든하게 지키며 야구대표팀의 금메달에 공헌했다. 이제는 소속팀 두산의 뒷문에서 어떤 힘을 보탤지에 관심이 쏠린다.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함덕주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뒷문을 든든하게 지키며 야구대표팀의 금메달에 공헌했다. 이제는 소속팀 두산의 뒷문에서 어떤 힘을 보탤지에 관심이 쏠린다. 스포츠동아DB

프로투수에게 ‘선발로 던지고 싶은가? 아니면 구원 투수가 좋은가?’라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선발’을 말한다.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은 해외 진출 전 “더 많은 학생 투수들이 선발이 아닌 구원투수의 매력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두산 베어스 함덕주(23)의 생각은 달랐다. 지난해 선발투수로 변신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3.67을 기록하며 새로운 좌완 선발로 큰 가능성을 보였다. 9승 중 선발승은 7승이었다.

그러나 올 초 스프링캠프에서 함덕주는 “어떤 보직이 좋다,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은 없다. 솔직히 구원투수도 굉장히 흥미롭다”고 말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우완 강속구 투수 이용찬과 함덕주를 놓고 한 명은 선발, 다른 한 명은 불펜에 배치하기로 정하고 캠프기간 동안 유심히 지켜봤다. 그리고 “이용찬은 선발 때 더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 함덕주는 어떤 역할도 가능하다. 국가대표를 생각한다면 불펜에서 더 경쟁력이 있다”며 고민을 끝냈다.

결과는 대 성공이다. 함덕주는 아시안게임(AG) 브레이크 전 51경기에서 5승2패3홀드25세이브 평균자책점 2.30으로 맹활약했다. 한화 이글스 정우람(31세이브)에 이은 세이브 2위 성적이다. 자카르타-팔렘방AG에서도 소금 같은 역할을 해내며 금메달에 큰 공헌을 했다. 3-0 승리로 끝난 AG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마무리 역할을 맡은 이도 함덕주였다.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를 상징하는 30세이브는 이미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팀이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어 세이브 기회에 따라 데뷔 첫 세이브왕 타이틀도 노릴 수 있게 됐다. 함덕주는 항상 “불펜 최고 투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등판하고 있을 뿐이다”며 겸손하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악마의 체인지업’으로 불리고 있는 우타자 바깥쪽으로 휘어 떨어지는 브레이킹 볼이 위력을 떨치며 특급 마무리 투수로 진화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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