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C] KBO리그 불법스포츠도박 OUT을 위한 노력

입력 2018-09-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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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비디오판독센터에 전담 인력을 배치해 모든 경기를 다양한 카메라 영상으로 지켜보며 불법스포츠도박과 연계된 승부조작이 의심되는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2017년 1월 KBO는 오랜 노력 끝에 특별한 강사를 전체 신인선수들이 참가하는 오리엔테이션에 섭외했다. 이 강사는 말주변도 없었고 약속한 시간도 다 채우지 못했지만 그 어떤 강연보다도 강렬하게 불법스포츠도박의 폐해를 전달했다.

주인공은 2011년 불법스포츠도박이 연관된 승부조작에 가담해 KBO에서 영구제명 된 박현준이었다. 정상적으로 선수생활을 했다면 은퇴할 때까지 수 십 억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던 투수에서 한 순간에 바닥으로 떨어진 당사자가 털어놓은 후회는 깊은 울림을 전했다.

KBO는 매년 신인선수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교육을 진행 중이다. 강사 선정에 깊은 공을 들이며 프로무대에 첫 발을 내딛기 전 불법스포츠도박의 폐해와 위험성을 인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역 검사 등 전문가들이 직접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효과는 곧장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21)는 브로커가 승부조작을 제안하자 곧장 구단과 KBO에 신고했다. 이영하는 교육받은 그대로 브로커의 접근을 차단하는 동시에 구단에 이를 알렸다. 이영하는 “나 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매뉴얼대로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KBO는 2016년부터 클린베이스볼센터를 설립하고 불법스포츠도박 방지 교육에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고센터도 운영 중이다.

신인 뿐 아니라 프로야구 1군 선수들에게도 시즌 중 원정숙소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경기를 앞둔 월요일이었던 지난 7월 2일, 부산 농심 호텔에서 교육을 받았다. 월요일은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시즌 중 유일한 휴식일이지만 원정경기 중에는 모두 한 숙소에 머물기 때문에 교육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 원정 숙소에서 진행되는 교육에 대한 선수들의 반응도 매우 좋다.

1군 뿐 아니라 젊은 유망주가 많은 퓨처스리그 선수들에 대한 교육도 진행 중이다. 특히 선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운영 팀 등 경기에 연관된 모든 인원들에게 불법스포츠도박 방지 교육을 하고 있다. 1군 코칭스태프 역시 선수들과 별개로 KBO가 교육을 진행 중이다.

KBO는 또한 직접 운영중인 비디오 판독 센터 영상자료를 통해 승부조작이 의심되는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 하고 있다. 비디오 판독 센터에는 경기인 출신 전담 인원이 배치돼 있다.

감독 및 베테랑 심판 출신인 경기 감독관도 매 경기 특이사항을 매뉴얼대로 체크하며 불법스포츠도박에 악용될 수 있는 승부조작을 방지하고 있다.

KBO는 선수 및 코칭스태프, 프런트와 함께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판에 대한 교육도 강조하고 있다. 올 시즌부터 심판이 형사처분 대상이 되는 잘못을 저지르면 즉시 퇴출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KBO기본교육 외에도 불법스포츠도박 방지 교육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퓨처스 선수들을 대상으로 서울지방경찰청 신하영 경위가 관련 교육을 실시했다. 신생구단으로 젊은 선수가 많은 KT 위즈는 시즌 종료와 개막 직전 집중적인 교육을 통해 선수들에게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KIA 타이거즈는 시즌 중 수차례 함평 KIA 챌린저스 필드에서 퓨처스리그 선수들을 대상으로 집중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불법스포츠도박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는 1군 선수들 역시 승부조작 등을 제의받았을 때 즉시 구단에 신고할 수 있도록 베테랑 프런트들이 상시 면담을 하며 관리하고 있다. 그 밖에 다른 구단들 역시 자체 교육을 더 확대해 시행 중이다.

1919년 월드시리즈에서 선수들이 조직적인 승부조작을 벌인 블랙삭스 스캔들을 경험한 메이저리그는 스프링캠프에서 5~6차례 불법스포츠도박 방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한 번 가담하면 영구제명 된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어 승부조작과 관련해서 깨끗한 리그를 지키고 있다. KBO 역시 2016년부터 교육과 징계, 감시기능을 강화하며 승부조작 연루 및 불법스포츠도박 가담을 근절시키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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