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송성문, 가을은 또 하나의 스타를 만들었다

입력 2018-10-28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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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PS)은 스타 등용문이다. 10개 구단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기 때문에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여파는 정규시즌보다 몇 배 더 강하다.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의 첫 발을 뗀 지금, 올 가을이 만든 최고의 스타는 송성문(22·넥센 히어로즈)이다.

송성문은 한화 이글스와 준PO 4경기에서 타율 0.538(13타수 7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벤치에서 시작한 1차전, 대타로 나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낸 것이 시작이었다. 2차전부터 주전을 꿰찬 그는 4차전까지 3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눈도장을 찍었다. 준PO 내내 취재진의 질문 공세를 받은 것도 당연했다. ‘송글벙글’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언제나 친절한 송성문이지만 경기가 잘 풀리니 자연스레 이야깃거리가 많아졌다.

SK 와이번스와 PO 1차전을 앞둔 27일에도 송성문은 취재진에 둘러싸였다. 준PO에서 한껏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으니 당연했다. 하지만 송성문은 SK 선발투수 김광현을 의식했다.

“내가 (김)광현 선배 공을 어떻게 치겠나. 정규시즌에도 그렇게 잘 던지는 선배인데, PS에서는 더 집중하지 않겠나.”

엄살이었다. 3회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고른 그는 2-4로 뒤진 5회 1사 1루 볼카운트 3B-1S로 유리한 상황에서 김광현의 바깥쪽 높은 속구(142km)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25m짜리 동점 투런포. 송성문의 포스트시즌 생애 첫 홈런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넥센은 5회 3실점으로 3-8까지 리드를 내줬다. 이 분위기를 바꾼 이도 송성문이었다. 7회 무사 1루, 이번에는 김광현의 복판 높게 제구된 슬라이더(133km)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어떻게 치겠나’고 엄살을 떨었지만 바로 그 김광현을 강판시켰다.
김광현은 가을이 만든 스타다.

데뷔 시즌인 2007년 10월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등판, 7.1이닝 무실점 역투를 통해 전국구 스타로 거듭났다. 이밖에도 가을은 매년 한두 명의 스타를,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비록 넥센이 1차전에서 박정권의 끝내기 투런포로 분패했지만 소득이 아예 없는 경기는 아니었다. 올 가을은 송성문의 차례다.

인천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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