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스포츠동아DB
현대캐피탈 새내기 세터 이원중(24)은 신예답게 씩씩하다. 특유의 ‘흥’과 과감한 경기 운영으로 코트 위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 그의 경쟁력이다.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중이다. 자신의 첫 봄 배구에서도 긴장은 잠시 뿐이었다. 이원중은 1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서 크리스티안 파다르~문성민~전광인으로 이뤄진 삼각편대의 공격력을 잘 살렸다. 1~2세트 교체 출전으로 시작했지만, 3~5세트엔 스타팅 멤버에 포함될 만큼 분위기를 주도했다. 세트스코어 3-2 승리로 현대캐피탈이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하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에는 이원중의 배짱 있는 토스가 한 몫을 제대로 했다.
스스로도 기억에 남는 장면을 여럿 만들었다. 특히 여느 공격수들과 비교해 높이가 낮은 까닭에 전위 블로킹 상황에선 상대편의 집중 공략을 당하곤 하는데, 이날은 유효 블로킹 4개에 블로킹 1개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영리한 서브 에이스 1개도 겸했다. 이원중은 “‘이게 봄 배구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긴장이 많이 됐다”면서도 “가운데 파이프 토스와 블로킹이 기억에 남는다. 송병일 코치님과 블로킹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유효도 많았고, 블로킹 1개도 잡아서 기분이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늘 환하게 웃는 얼굴이 동료들에게도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평소 잘 웃는 편이기도 하지만 파이팅을 주도해야하는 막내의 본분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도 함께 녹아있다. 이원중은 “교체되어 코트를 밟다보니 늘 분위기를 먼저 띄우자는 생각을 한다”며 “워낙 잘 웃는 편이다. 막내답게 파이팅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형들도 귀엽게 봐주는 것 같다”며 웃었다.
베테랑들과도 스스럼없이 의견을 주고받는다. 경기 도중에도 공의 길이나 공격 패턴 등에 대해 상의하며 손발을 맞추는 식이다. 형들도 먼저 나서 상대 팀의 블로킹 상황을 일러주며 이원중의 경기 운영을 돕는다. 개인적으로는 초호화 공격진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도 즐기려 한다. 이원중은 “코트 안과 밖의 모든 형들에게 의지를 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때려줄 수 있는 공격수들이 많아 편하게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상황마다 생각이 많아지기도 하지만, 즐겁고 열정적으로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데뷔 시즌을 치르는 이원중은 마음속에 깊이 새겨둔 문장이 하나 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너무 소심하고 까다롭게 고민하지 말라. 모든 인생은 실험이다. 더 많이 실험할수록 더 나아진다’는 글귀다. 이원중은 “두려워하지 말고, ‘한 번 해보자. 실패하면 다시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배구를 하고 있다”며 “신인이라는 것이 내 무기다. 이를 활용해 형들에게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