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시절 박찬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매년 4월 24일(한국시간)이면 어김없이 회자되는 이야기가 있다. 이제는 20주년이라는 타이틀까지 붙어버린 코리안 특급 박찬호(46)의 ‘한만두’ 사건이다.
한만두는 ‘한 이닝 만루홈런 두 방’의 줄임말이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 몸담고 있던 1999년 4월 2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3회에만 페르난도 타티스에게 두 차례의 그랜드슬램을 허락해 생겨난 표현이다. 당시 다저스는 2-0으로 앞서고 있었지만, 박찬호는 무사만루와 2사 만루 상황에서 연달아 타티스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타티스에겐 평생의 자랑거리로 남을 진기록이자 명장면이지만, 박찬호에겐 잊을 만하면 되살아나는 굴욕적인 기억이다.
MLB닷컴도 이날 ‘한 이닝에 두 번의 그랜드슬램?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는 제목으로 박찬호의 한만두 사건을 재조명했다. “세인트루이스 타티스가 처음으로 한 이닝에 두개의 만루홈런을 쳤다. 더욱 놀랍게도 같은 투수(박찬호)를 상대로 기록한 것”이라며 “이후 아무도 하지 못했다. 아마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데이터 분석가 톰 탱고에 따르면 한만두가 재현될 확률은 1200만분의 1이다. 이에 관해 박찬호 역시 지난해 미국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KBO에선 2018년 3월 31일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와 이해창이 두산 베어스 구원 투수 최대성을 상대로 8회 두 차례의 만루홈런을 터트려 리그 사상 첫 한만두의 진기록을 작성했다. 쉽게 연출되기 힘든 장면이기에 한만두에서 파생된 표현도 찾아볼 수 있다. 2013년 삼성 라이온즈 시절 배영수(현 두산)가 3월 30일 두산과의 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한 경기 동안 두개의 만루홈런을 맞았다. 개막전 한 경기서 한 투수가 만루홈런 두 방을 허용했다는 뜻의 ‘개만두’라는 단어가 탄생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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