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KT 위즈
KT는 17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선발투수 이대은과 윌리엄 쿠에바스를 1군 말소했다. 이강철 감독에 따르면 이대은은 오른 팔꿈치, 쿠에바스는 어깨가 좋지 않다. 나란히 가벼운 염증 증세였지만 무리를 시키지 않겠다는 판단에 1군에서 말소했다. 쿠에바스는 15일, 이대은은 1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등판한 바 있다.
5선발 중 두 명의 동시이탈은 어느 팀에게나 뼈아픈 상황이다. 이탈한 자원이 제때 복귀하더라도 21~22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과 26일 광주 KIA전 선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체선발로는 올 시즌 두 차례 선발등판 경험이 있는 배제성이 1순위다. 여기에 한 명이 더 필요한데 이 감독이 언급했던 대졸 신인 이상동이 17일 경기에서 2.2이닝 5실점으로 고전하며 상황이 복잡해졌다. 이른바 ‘불펜 데이’의 가능성도 있다.
쿠에바스와 이대은 모두 17일 삼성전 시작 전까지 경기장에 머물렀다. 이들은 입을 모아 “괜찮다. 큰 부상은 아니다. 걱정할 필요 없다”고 밝혔다. 자신감대로 열흘 뒤 복귀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들이 바로 돌아온다면 28일 인천 SK 와이번스전 등판도 가능하다. 이 감독은 “SK전에 맞춰서 돌아오기만 바라고 있다”며 애써 웃어보였다.
KT는 16일까지 46경기에서 18승28패를 기록하며 7위까지 올랐다. 비록 하루만에 8위로 떨어졌지만, KT가 1군에 진입한 2015년 이래 한 번 10위로 떨어진 뒤 7위까지 치고 올라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번 최하위로 떨어지면 반등의 계기를 도무지 마련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쳐왔다. 올해는 다르다. 선수단 사이에서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팽배한다. 이강철 감독이 부임 직후부터 가장 초점을 맞춘 ‘패배의식 지우기’가 서서히 뿌리내리고 있다.
17일은 소위 ‘잘 진 경기’였다. 한껏 달아오른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은 낮다. 이날 이 감독은 박경수, 유한준, 황재균 등 베테랑 야수들과 정성곤, 주권 등 필승조에게 휴식을 줬다. 그간 기회를 얻지 못했던 백업 야수들과 추격조 불펜들이 오디션을 치렀다. 특히 마운드에서는 이날의 투구내용이 향후 임시선발 운용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전 경기를 이길 수는 없다. 패배 속에서도 수확이 분명했다.
이제는 잇몸 야구다. 쉽지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지만 개막 2승10패로 처졌을 때와 지금의 KT는 다른 팀이다. 이 감독은 “난세에 영웅이 나타나지 않겠나. 이런 상황에서 가능성을 보인다면 팀 내 역할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어금니가 될 잇몸이 필요한 KT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