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강철 감독. 스포츠동아DB
시즌 첫 끝내기 승리, 창단 첫 두산 베어스 상대 3연전 싹쓸이. 이강철 신임감독의 홈 첫 스윕까지…. KT 위즈의 23일 경기 승리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 필승조를 쓰지 않고 승리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강철 감독은 뚝심 있게 다짐을 지켰고 결과까지 따라왔다.
KT는 23일 수원 두산전에서 3-2로 승리했다. 2-2로 팽팽하던 연장 10회 송민섭이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KT는 선발투수 금민철을 비롯해 여섯 명의 투수를 기용했다. 하지만 핵심 필승조 자원은 모두 덕아웃에 남겨둔 채였다. 금민철(6이닝 1실점)을 시작으로 김대유(1.2이닝 무실점)~조근종(0.1이닝 무실점)~김태오(0.1이닝 비자책 1실점)~전유수(0.2이닝 무실점)~손동현(1이닝 무실점)이 경기를 끝냈다.
이강철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오늘은 필승조 세 명 모두 휴식”이라고 공언했다. ‘클로저’ 정성곤을 비롯해 엄상백, 주권은 이날 불펜 대기 없이 경기를 지켜봤다. 앞선 두산과 두 경기에 모두 등판했기에 이 감독은 3연투를 배제했다. 승부처가 되어도 투입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엄상백은 21일 1이닝 23구, 22일 1이닝 25구를 던졌다. 하지만 정성곤은 21일 1이닝 9구, 22일 1.2이닝 14구를 소화했고 주권 역시 21일 1.2이닝 18구, 22일 0.2이닝 9구를 책임졌다. 정성곤과 주권 카드는 만지작할 법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만약 필승조를 써서 결과가 좋다면 성공이다. 하지만 그런 보장이 어디에 있나”라며 “결과가 안 좋으면 1패는 물론 선수와 팀 분위기까지 모두 망친다. 시즌 순위를 가르는 승부처라면 모를까, 이제 초반인데 3연투를 시킬 생각은 없다”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실제로 0-1로 뒤진 9회, 이강철 감독은 김태오와 전유수만을 기용했다. 실책이 겹치며 1실점. 사실상 쐐기포였다. 필승조 세이브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질 찰나, 황재균이 동점 적시타로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뒤이어 손동현이 1이닝을 지켰고, 송민섭이 경기를 끝냈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