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베이스볼] 성민규 단장 체제 롯데, ‘뉴 패러다임’과 ‘무리수’ 사이

입력 2019-09-09 1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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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성민규 신임 단장. 스포츠동아DB

롯데 성민규 신임 단장. 스포츠동아DB

[Baseball Team Weekly meeting·Who?·Why?]

스포츠동아 야구팀은 매주 월요일 다양한 주제를 놓고 자유로운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KBO리그의 여러 소식과 뒷이야기, 다양한 전망까지 브레인스토밍 형식의 대화입니다. 회의실 현장을 날것 그대로 야구팬들에게 전달해드립니다. 9일 야구팀 회의 참석자: 정재우 전문기자, 강산, 장은상, 서다영, 최익래 기자


● 파격? 무리수?


강산(이하 강):
롯데 자이언츠가 성민규 단장을 선임했습니다. 최근 선수 출신 단장 선임이 줄을 잇고 있는데, 물론 성 단장도 ‘선출’이지만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 출신 단장이라는 점에서 파격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성 단장 선임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을 받으셨는지요. 말 그대로 ‘파격’이었습니까.


정재우(이하 정): 최근 KBO 구단들이 운영팀장 성격의 단장을 선임하는 경향이었는데, 롯데가 한 가지를 추가하려는듯 보입니다. 스카우트 총괄?


서다영(이하 서):
요즘 성 단장 선임을 비롯해 롯데의 크고 작은 움직임이 모두 파격의 연속이라는 시선이 많아요.


장은상(이하 장):
히어로즈와 비슷한 모델로 가는 듯해 그리 파격적인 느낌은 들지 않더군요. 다만 우리나라의 관점에서 볼때 37세의 ‘나이’는 분명 파격이죠.

최익래(이하 최): 워낙 파격적인 인사 여러 명이 최종 면접까지 진행했는데, 그중에서도 성 단장이 가장 파격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
성 단장 선임을 계기로 롯데가 판을 완전히 갈아엎을 기세인데 앞으로가 궁금해지네요.


강:
나이도 파격이네요. 롯데의 이번 카드가 성공하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 위험요소도 큰 선택이라고 봤습니다. 일각에선 ‘파격을 위한 파격’이란 평가도 존재합니다.


정: 시즌을 마친 뒤 프런트 조직개편과 인사가 필연적으로 이어질 텐데, 과연 어떤 형태로 판을 짤지가 관심사네요. 현장도 프런트의 대대적 변화에 벌써 촉각을 곤두세우더군요. 히어로즈와 같은 형태로 조직을 새로 만들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장:
젊은 성 단장이 노련한 프런트 실무진과 어떻게 호흡을 맞출지 궁금하긴 하네요.


최:
그동안 노련한 프런트 실무진들은 본사에서 내려온 비야구인 출신 단장들에게 절대적으로 오른팔 역할을 자처했죠. 하지만 성 단장에게도 그럴 수 있을까요.


정:
그리고 이런 파격을 꺼내든 최종 결정권자가 역시 김종인 대표이사였음을 고려하면, 사실 성 단장보다 대표이사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겠죠.


최:
2008~2010시즌 사령탑을 맡았던 제리 로이스터 효과를 또 한 번 기대하는 것 같아요. ‘우리 이렇게 파격적이야. 기대되지?’ 같은 노이즈를 기대하는 느낌이요.


강:
성 단장이 성공을 거두면 스카우트 출신 인사들에게 상당한 동기부여가 될 겁니다. 그래서 더욱 귀추가 주목됩니다. 그나저나 그룹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롯데 구단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성 단장이 본인이 추구하는 바를 강력하게 밀어붙일 수 있을까요. 그룹 출신의 기존 단장들만큼 파워를 가질 수 있을지에 의문이 남는 건 사실입니다.


정:
외국인 감독을 다시 데려오지 않을까 싶어요. 30대 단장과 나이 든 국내 감독의 동행이 롯데에서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장: 요즘 롯데에 특정 입김이 강해졌다는 느낌은 사실 지우기 힘들거든요. 그런데 이 상황에서 MLB 스카우트 출신의 젊은 단장? 정황상 그림이 뻔하긴 하죠.

최: 어찌 보면 단장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심플해질 것 같아요. 외인 스카우트와 데이터 활용 쪽으로….

강:
MLB의 방식이 무조건 정답은 아닙니다. 그에 따른 괴리감도 무시할 수 없어요. 물론 ‘선진야구’를 접목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KBO리그만의 방식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고 맞춰갈 수 있느냐에 따른 우려는 피할 수 없어요.

정: 롯데가 가장 약한 부분들이죠. 그래서 스카우트와 데이터 활용을 잘할 것으로 기대되는 성 단장을 임명하지 않았나 싶어요.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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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요소와 불안요소


강: 롯데가 성 단장을 선임한 진짜 배경은 무엇일까요. 선임을 발표하며 ‘활발한 출루에 기반한 도전적 공격야구’를 모토로 내걸었는데, 성 단장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만.


정: 데이터야구는 대세니까요. 다만 메이저리그와 KBO리그는 판 자체가 달라요.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빼드는 격이 될 수도 있어요.


최: 성 단장과 오랫동안 알아온 인사들을 취재해 보니 ‘확실히 강성인 사람이라 성공하면 대박, 실패하면 쪽박일 것’이라고들 이야기하더라고요.


정:
롯데의 리빌딩 또는 리모델링이 힘든 게 홈팬들의 열정 때문일 수도 있어요. 늘 현장도 홈팬들의 열화 같은 성원에 오히려 부담을 많이 느껴왔는데, 프런트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강: ‘모 아니면 도’의 결과를 예상하는 시선이 지배적입니다. 그렇다면 성 단장 체제의 롯데에 기대되는 부분과 우려되는 부분을 하나씩 꼽아보죠.


장:
기대되는 부분은 역시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이고, 우려되는 부분은 ‘잡음’이죠. 잘못하면 위아래로 치일 수도 있는 게 지금 단장의 현실적인 상황이라고 봅니다.


정:
롯데가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뭔가를 시작했다는 점이 기대되고, 우려되는 부분은 ‘원맨쇼’로 끝날 수 있다는 점이네요.


강: 성 단장이 MLB 스타일의 운영방식을 팀에 잘 녹이면 그야말로 혁신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포수만 보강하면 선수 자원도 나쁘지 않아요. 다만 프런트와 불협화음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때의 상황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봅니다. 극단적으로 갈릴 수 있는 롯데의 선택입니다. 롯데 프런트 인사들이 그동안 데이터에 대해 무지했던 것도 아니라서 기싸움으로 가면 난감해질 수 있어요.


최:
프로출범 원년부터 버텨온 팀으로서 갖추지 못한 ‘자이언츠 웨이’의 초석을 성 단장이 만들었으면 합니다. 구단의 육성 매뉴얼이 있겠지만, 그 퀄리티는 올 시즌 결과가 말하죠.


정:
시스템의 개혁, 체질개선을 과연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관건인데 롯데 내부에 있다면 다행이고 없다면 영입이 필요합니다. 그 폭과 면면에 따라 진통이 커지겠죠.


최: 우려되는 점은 ‘탱커’가 없다는 점입니다. 성 단장이 거듭 테오 엡스타인 현 컵스 사장과 비교되는데, 엡스타인에게는 잔뼈 굵은 베테랑인 조 매든 감독이 있었죠. 모든 화살을 다 맞아주고 여론에서 뭐라고 하든 ‘마이웨이’를 할 수 있는 탱커였습니다. 성 단장과 함께할 차기 감독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서: 기대되는 점은 롯데가 성 단장을 선임하며 확실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잘해야 한다는 동기부여도 커지겠죠. 걱정되는 부분은 파격적인 인사에 이어 외부 시선을 의식해 ‘상징성’ 있는 성과에만 몰두하면 안 되겠죠.


강: 현시점에선 누가 감독이 되느냐가 굉장히 중요해 보이네요.


정:
추진력 강한 사장, 개성 강한 단장과 함께할 수 있는 감독감이 누구일지 궁금하네요.


강:
마지막으로 짧게 한줄평 부탁드립니다.


정: 급히 먹는 밥은 체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죠.


최: 로이스터의 프런트 버전급 혁신이 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서: 속도보다 중요한 것이 확실한 방향입니다.


장: 적극적으로 아래위의 의견을 구하시되 ‘바지’는 되지 마시길 바랍니다.


강: 선진야구의 DNA가 롯데에 이식되길 바랍니다.

[스포츠동아 스포츠부 야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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