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희관. 스포츠동아DB
유희관은 2018시즌 29경기에서 10승(10패)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이 6.70(141이닝 105자책점)으로 좋지 않았다. 극심한 타고투저 시즌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이었다. 한국시리즈(KS) 무대에서도 단 1게임에 구원등판한 게 전부였고, 2019시즌 선발로테이션 진입 자체도 장담하기 어려웠다. 27경기에서 2완투 포함 11승8패, 평균자책점 3.21(165.2이닝 59자책점)의 올 시즌 성적을 반전으로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무기인 싱커와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지녔지만, 포심 패스트볼(포심)의 최고구속이 시속 130㎞대 초반에 불과하다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그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했다. 체중을 9㎏이나 감량한 것도 경쾌한 팔 스윙으로 회전력을 살리기 위한 조치였다. 정교한 컨트롤을 살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유희관을 따라다니는 불편한 시선이 있다. 넓은 스트라이크존의 혜택을 본다는 것이다. 혹자는 ‘유희관 존’이라고도 한다. 이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듣고 싶었다. 유희관은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이에 대해 “알고 있다”고 웃으면서도 “솔직히 (그런 혜택이)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냉정히 말해 특정 선수가 한 시즌 내내 유리한 스트라이크존을 적용받는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억측에 가깝다.
“내가 마운드에서 제스처가 많다. 감정표현이 많으면 오히려 심판들이 싫어한다. 그래서 감정표현을 자제하려고 한다. 나 자신에 대한 아쉬움인데, 그런 부분은 심판들에게 좋게 보일 수가 없다.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가면) 오히려 스트라이크를 안 잡아줄 것이다. 그래서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목소리는 확신에 차있었다.
유희관은 팬들과 소통에 매우 적극적인 선수다. 미디어데이 등 팬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늘 즐거움을 주는 선수다.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각기 다를 수 있지만, 굳이 지금의 스타일을 바꿀 생각은 없단다. 유희관은 “야구 외적으로 나를 표현하는 방식”이라며 “한 명이라도 지금의 내 스타일을 좋아해 주신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소신껏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