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야미 산체스. 사진제공|KOVO
도로공사는 4주간의 올림픽 브레이크 기간동안 새 외국인선수 후보를 여럿 데려와 테스트를 했다. 아쉽게도 프랑스 국적의 선수는 기량과 몸 상태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미국 국적의 선수는 높이가 탐났지만 이적동의서를 발급받는데 문제가 생겨 포기했다. 이 바람에 4라운드가 시작된 뒤에야 외국인선수를 영입하게 됐다. 15일 귀국하자마자 계약서에 사인할 산체스는 그동안 V리그에서 뛰는 것을 꿈꿔왔던 선수였다.
트라이아웃에서 섀리단 엣킨슨을 뽑았던 도로공사는 순천 KOVO컵을 마친 뒤 돌려보냈다. 부상 때문이었다. 대체선수로 테일러 쿡을 영입했지만 결과가 나빴다. 결국 도로공사는 전반기 15경기 가운데 9경기를 외국인선수 없이 토종선수들만으로 헤쳐 나가야 했다. 그 결과 선수들의 피로누적과 상대적인 전력약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도로공사는 후반기를 앞두고 결정을 내려야 했다. 시즌을 포기하고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느냐 아니면 다른 외국인선수를 영입해 마지막까지 순위경쟁을 해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느냐 여부였다. 여기에 토종선수들만으로 시즌을 끝까지 마치다보면 자칫 토종선수 가운데 부상선수가 나올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했다. 무엇이 가장 구단과 팬들 기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한 끝에 새로운 선수영입을 결정했다.
2014~2016년 쿠바 국가대표 출신의 산체스는 2017~2018시즌 프랑스리그를 거쳐 이번 시즌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UTE에서 활동하고 있다. 원 소속구단에서는 이적을 반대했지만 V리그에서 뛰겠다는 뜻이 강한 선수의 의지를 구단이 막을 방법이 없었다. 쿠바 선수의 공통적인 특성인 빼어난 탄력으로 높은 타점의 공격을 잘하는 것으로 구단은 기대하고 있다. 김종민 감독은 “현재 다른 팀에서 뛰고 있어서 데려와서 기량을 테스트하지는 못했다. 영상으로만 봤고 우리와 배구 스타일이 달라서 진정한 기량은 경기를 해가면서 정확히 파악해야 할 것 같다. 신장이 있고 어느 정도는 기본기를 갖춘 선수로 봤다. 젊고 힘이 있는 선수라 선택했다. 예전 인삼공사에서 뛰었던 몬타뇨와 비슷하다”고 했다.
만일 산체스가 여자부 역대 외국인선수 가운데 최고의 대박사례 가운데 하나였던 몬타뇨 처럼 해준다면 도로공사는 후반기에 기적을 만들 수도 있다.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았다. 15일 현재 5승10패 승점16으로 5위를 달리는 도로공사의 후반기 행보가 궁금하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