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줬다.”
MLB닷컴이 6일(한국시간)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시즌 첫 승 직후 평가한 내용이다. 토론토 구단도 새 팀에서의 첫 승을 신고한 에이스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정작 당사자는 묵묵히 다음 경기에 대한 각오만을 다지고 있다.
류현진은 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1안타 3볼넷 8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앞선 두 경기 부진을 만회하는 짜릿한 반전이었다. 탬파베이 레이스와 개막전 4.2이닝 3실점, 이어진 워싱턴 내셔널스전 4.1이닝 5실점 고전의 아픔을 어느 정도 지웠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이었다. 완급 조절을 앞세워 상대 타자 밸런스를 무너뜨렸다”며 “앞으로도 이렇게만 던져준다면 팀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토론토는 구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글로 “블루제이스에서의 첫 승을 축하한다”는 문구와 기념구를 든 류현진의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류현진은 이날 속구구속의 상승으로 주무기 체인지업의 힘이 실렸다. 전체 84구 중 체인지업 32개(38%)를 던져 헛스윙 14개를 유도했다. 경기 후 나온 보도 대부분은 체인지업에 초점을 맞췄다. MLB닷컴은 “류현진이 마침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였다. 체인지업은 뛰어났고 슬라이더는 날카로웠으며 속구는 정상이었다. 토론토가 류현진과 계약하며 기대한 그 모습”이라고 호평했다. 캐나다 매체 ‘오타와 선’은 “침착하고 정확하며 효율적이었다. 제구가 완벽했다”고 엄지를 세웠다. ‘적장’ 브라이언 스티너 애틀랜타 감독도 “체인지업 제구가 정말 좋았다. 커맨드가 뛰어나 공략이 어려웠다”고 아쉬워했다.
토론토 구단 역사상 투수 최고액(4년 8000만 달러·약 929억 원) 계약을 맺은 첫 시즌. 내색하진 않았지만 류현진도 부담은 컸을 터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좀 더 일찍 첫 승을 거뒀다면 좋았을 것이다. 앞으로도 팀 승리를 위해 선발투수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앞선 등판보다 속구와 컷 패스트볼이 좋았다. 속구, 커터에 체인지업 모두 향상됐다. 워밍업 때부터 체인지업이 좋았다”고 첫 승 비결을 꼽았다. 류현진은 “앞선 두 경기에서 컷 패스트볼 구속이 떨어져 각 큰 슬라이더 같았다. 원하지 않는 커터였다. 전체적으로 구속이 더 올라야 한다”고 보완해야 할 부분도 언급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