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류현진이 18일(한국시간) 볼티모어전에 선발등판한다. 올 시즌 첫 2경기에선 에이스의 무게감에 짓눌리며 9이닝 8실점으로 고전했지만, 이후 속구의 구속이 살아나는 등 예전의 모습을 되찾으며 11이닝 1실점의 쾌투행진을 펼쳤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3년 만에 찾아온 코리안 데이!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18일(한국시간) 나란히 선발등판한다. 한국인 투수의 메이저리그(ML) 동반 선발출격은 2007년 4월 16일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과 서재응(탬파베이 레이스) 이후 13년여 만이다. 결과를 떠나 성사 자체가 의미 있는 하루다.
류현진은 18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에서 열리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 선발등판한다. 같은 날 김광현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 더블헤더 제1경기에 선발로 나선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시작으로 김병현, 서재응, 김선우 등이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했던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인 선발투수의 같은 날 ML 등판은 연례행사쯤 됐다. 마지막 사례였던 2007년 4월 16일 김병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3이닝 5실점 패전, 서재응은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7이닝 4실점 ‘노 디시전’을 기록했다. 동반 선발승은 2005년 8월 25일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서재응(뉴욕 메츠)이 마지막이다. 당시 박찬호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5이닝 1자책점, 서재응은 애리조나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나란히 승리투수가 됐다.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꿈에도 그리던 메이저리그 첫 선발등판에 나선다. 18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 더블헤더 제1경기가 그 무대다. 코로나19 무더기 확진으로 힘든 팀 상황 등 여러 배경이 있지만 김광현 개인의 야구인생에 큰 이정표가 될 터라 전력투구가 예상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후 ML에는 한국인 투수보다 타자가 더 많아졌다. 자연스레 한국인 투수가 같은 날 경기에 나선 자체가 드물었다. 2017년 6월 1일 LA 다저스-세인트루이스전에서 의미 있는 대결이 성사되기도 했다. 당시 다저스 선발투수였던 류현진은 6이닝 1실점,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오승환은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인 선발투수의 동반출격으로만 따져도 13년만이라 의미가 충분하다. 그런데 KBO리그에서 만들어낸 자원이 같은 날 등판하는 것은 사상 최초다. 그도 그럴 것이 KBO리그 팀에 입단해 ML에서 선발로 뛴 한국인 선수는 류현진과 김광현뿐이다.
류현진은 첫 2경기에서 9이닝 8실점 최악의 투구로 자존심을 구겼지만, 이후 2경기에선 11이닝 1실점으로 완전히 살아났다. 갈수록 빨라지는 속구의 구속을 앞세워 시즌 2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광현은 ML 첫 선발등판이다. 7월 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개막전에 마무리로 등판해 1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ML 데뷔 첫 세이브를 따낸 바 있다. 하지만 팀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8명이나 속출하며 모든 일정이 꼬였고, 김광현은 선발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20일 이상 경기를 치르지 못했기 때문에 컨디션이 변수다.
2000년대 후반부터 KBO리그를 호령했던 두 좌완투수. ‘에이스’와 ‘새내기 선발투수’로 ML에서 입장은 다르지만, 이들은 한국야구사에 의미 있는 첫 발걸음을 뗐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