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과 나란히? 소형준의 다음 과제, KT 가을 쥔 명제

입력 2020-09-14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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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소형준. 스포츠동아DB

KBO리그의 10년 넘게 묵은 과제 중 하나를 성큼성큼 해결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높은 곳으로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야구인생 최고의 스승을 넘어선다면 개인에게도, 팀에도 더할 나위 없다. 소형준(19·KT 위즈)의 다음 과제는 사령탑 이강철 KT 감독(54)이다.

소형준은 13일까지 올 시즌 18경기에서 10승5패, 평균자책점(ERA) 4.32를 기록했다. 토종 투수들 중 유일한 10승 투수이자 외국인투수를 포함해도 다승 공동 6위다. 12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 9삼진을 잡아내는 등 6.1이닝 2실점의 쾌투로 ‘아홉수’ 없이 가뿐히 10승 고지에 올라섰다.

이 감독은 13일 수원 한화전에 앞서 “대외적으로 말은 안 했지만 사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로테이션만 꾸준히 소화한다면 10승은 충분히 하겠다’고 생각했다. 오죽하면 ‘안구정화’가 된다고 얘기했겠나”라며 “그럼에도 예상보다 일찍 기록을 달성했다. 밋밋했던 체인지업이 날카로워지는 등 습득능력이 빼어나다”고 소형준을 극찬했다.

우완 영건 갈증에 시달렸던 한국야구에 소형준의 등장은 단비다. 고졸신인이 데뷔 첫해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한 것은 소형준이 역대 9번째로 2006년 류현진(한화 이글스·18승) 이후 14년만이다. 우완투수로 범위를 좁히면 2002년 김진우(KIA 타이거즈·12승) 이후 18년만이다.

승패는 개인의 퍼포먼스는 물론 팀의 도움도 필수인데, 올 시즌 KT는 창단 이래 최고 성적을 거두며 소형준의 승수 쌓기를 돕고 있다. 실제로 소형준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내려간 경기에서 불펜의 방화로 승을 날린 것은 2차례뿐이다.

KT가 39경기를 남겨두고 있으니 소형준은 최소 6차례 이상 추가 등판이 예상된다. 이 감독이 시즌 중반 여러 차례 로테이션에서 제외해주며 체력안배를 시켜줬기 때문에 당초 예상했던 120이닝보다는 더 많은 이닝을 책임질 가능성이 높다.

쉽지는 않겠지만 소형준이 남은 경기에서 5승을 채운다면 KBO리그 역사에 또 한 번 이름을 남기게 된다. 역대 데뷔시즌 선발승 순위를 살펴보면 1위는 앞서 2006년 류현진의 18승이 압도적이다. 그 뒤를 1986년 김건우(MBC 청룡), 1989년 이강철(해태 타이거즈), 1992년 염종석(롯데 자이언츠)의 15승이 잇는다. 역대 2위 기록인 동시에 스승인 이 감독의 이름이 있기 때문에 더욱 탐낼 만한 목표다.

소형준이 15승을 달성한다면 KT의 가을야구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에 소형준까지 확실한 원투펀치가 갖춰진다면 연패 확률도 그만큼 낮아질 수 있다. 이 감독으로서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애지중지 키웠던 제자가 자신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면 지도자로서 이만한 행복도 없을 터이다.

신인왕 타이틀에 자신의 이름 두 글자 정도는 확실히 새겨뒀다. 이미 찬란히 빛나는 성적을 남겼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소형준의 남은 경기가 더욱 흥미로운 이유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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