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 부활’ 이정후, 가장 필요할 때 돌아왔다

입력 2020-09-14 13: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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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 스포츠동아DB

“일단 기대치가 워낙 높은 선수니까요.”

13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만난 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47)은 팀 간판타자 이정후(22)의 슬럼프 얘기가 나오자 담담하게 견해를 밝혔다. 손 감독은 “타자가 시즌 내내 좋을 수만은 없다”며 큰 걱정이 없다는 뜻 담담하게 얘기를 이어갔다.

이정후는 시즌 개막부터 8월까지 무서운 타격감을 자랑하며 올해 키움 타선을 이끌었다. 3번과 4번타자 중책을 오가는 와중에도 큰 슬럼프가 없었고, 오히려 타점 수집 본능까지 이전보다 발달해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이정후가 9월 초를 전후로 갑작스런 슬럼프에 빠졌다. 10일까지 열흘 가까이 멀티히트 신고에 실패하며 이전의 좋았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무안타 경기가 많았던 것은 아니지만 다른 타자가 아닌 ‘이정후’이기에 슬럼프라는 타이틀이 짧게나마 붙었다.

그런 이정후가 팀이 가장 그의 활약을 필요로 할 때 귀신같이 살아났다. 11일 LG 트윈스전, 12일과 13일 두산전에서 멀티히트를 연달아 기록해 다시 불방망이를 자랑했다. 무엇보다 상위권 팀과의 맞대결에서 타격감을 회복했다는 게 키움으로서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이 중에서도 13일 두산전은 이정후의 완벽한 부활을 알리는 경기였다. 이정후는 4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6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모든 찬스를 살린 것은 아니었지만, 제 몫을 해낸 경기였다. 이정후의 타점 본능이 발휘되지 않았다면, 키움은 두산에게 패하며 1위 추격의 동력을 잃을 뻔 했다.

14일까지 이정후가 거둔 성적은 109경기에서 타율 0.339, 15홈런, 85타점, 69득점이다. 이미 홈런과 타점 등 거의 모든 타격지표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해내고 있다. 더 이상의 시즌 개인 기록은 무의미하다. 야구 천재에게는 단 한 가지의 올해 목표만이 있을 뿐이다. 지난해 코앞에서 놓친 우승 트로피를 향해 마지막 힘을 쥐어 짤 일만 남았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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