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황을 그린다” 롯데 마차도, 유격수 수비를 말하다

입력 2020-09-17 1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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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마차도. 스포츠동아DB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타자 딕슨 마차도(28)는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손색이 없다. 수비 공헌도만 따지면 소위 ‘역대급’이라는 평가 또한 어색하지 않다. 올스타 베스트12 투표에서 최다득표의 영예를 안은 이유 중 하나다. 신기에 가까운 수비로 수많은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낸 덕분에 팬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 것이다. 안정감과 화려함을 모두 갖춘 그에게 유격수 수비와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수비의 첫 번째 단계는 위치 결정이다. 수비위치에 따라 인플레이 타구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매우 중요한 프로세스다. 마차도는 “상대 타자의 스타일과 주로 어떤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는지 고려해 경기 중 수비위치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전력분석팀과 꾸준히 상의하고, 실전에서 직접 맞붙으며 기준을 확립하는 것이다.

땅볼 타구를 포구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일본프로야구(NPB) 최고의 유격수로 꼽히는 겐다 소스케(세이부 라이온즈)는 최대한 자세를 낮추고 불규칙 바운드에 따른 변수를 최소화하며 안정감을 높였고, 최근에는 하주석(한화 이글스) 등 국내 유격수들도 겐다의 영상을 많이 참고한다. 마차도는 “따로 방법은 없다”며 “꾸준히 연습하고 공을 끝까지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부상한 마차도도 여전히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다. “가장 적절한 수비 포지션에 위치하는 것”이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데이터를 머릿속에 입력하더라도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완벽히 대처하란 쉽지 않다는 의미다. 그가 “가장 적절한 포지션에서 공을 끝까지 보고 잡는 것과 모든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놓는 것”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은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는 유격수 수비의 중요성을 확실히 인지하고 경기에 나선다는 뜻이다.

16일까지 892.2이닝을 소화한 마차도의 실책은 5개에 불과하다. 특히 53차례의 병살 기회에서 62.3%(33회 성공)의 엄청난 성공률을 기록한 것은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 이에 마차도는 “스스로를 평가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올 시즌 그는 분명 최고의 유격수라는 평가를 받기에 손색이 없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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