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하다가도…” 도쿄는 ‘배구여제’의 마지막 불꽃을 허락할까

입력 2021-01-18 1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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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왼쪽). 스포츠동아DB

올림픽 본선 2회, 아시안게임 4회 출전. 올림픽에선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전체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상을 수상했다. 아시안게임에선 금·은·동메달을 하나씩 따냈다. 김연경(33·흥국생명)의 발자취는 곧 한국배구 중흥기의 역사다.

그런 김연경은 수년 전부터 2020도쿄올림픽을 손꼽아 기다렸다. 어느새 선수생활의 황혼기에 가까워지고 있기에 마지막 불꽃을 태울 무대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 때문에 지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이 너무도 야속하기만 하다.

김연경은 17일 화성 IBK기업은행전에서 팀의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이끈 뒤 취재진과 만나 올림픽과 관련해 진심을 꺼냈다. 김연경은 “당연히 개최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느 땐 개최한다고 했다가, 또 어느 땐 개최가 어렵다고 하는 상황 아닌가. 갈수록 기대를 내려놓는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크게 실망하기도 했다. 기다리고는 있지만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실제로 일본 내에서도 올림픽 개최에 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8일 일본 공영방송 NHK 집계에 따르면 전날(17일) 일본 전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759명에 달한다. 누적 확진자는 33만 명을 넘어섰다.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은 최근 AP통신 등 외신과 인터뷰에서 개최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일본 각료의 입에서 불확실성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는 자체가 큰 메시지다. 당초 지난해 7월 개최 예정이던 대회를 1년 연기했지만, 그 사이에도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물론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아직까지 7월 정상 개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연경 역시 “지금 시점에서 올림픽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일단 정규시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과연 도쿄는 여제의 마지막 불꽃을 허락할까.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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