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유재학 감독의 자체 평가는 후하지 않았다. 유 감독은 “최근 7연승을 기록했지만 팀의 경기력 자체가 탁월하게 좋아졌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연승 과정에서 뒤지고 있던 경기를 쫓아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게 고무적이다. 또 경기 막판 한두 골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런 부분들을 보면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되짚었다.
현대모비스의 7연승 과정을 살펴보면 3경기는 1점차 승부였다. 또 지난달 26일 부산 KT전에선 92-88, 4점차로 이겼지만 경기 막판 KT가 맹추격했음에도 결코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시소게임에서 경기를 손에 넣을 수 있는 힘을 확인한 경기들이다. 고양 오리온을 상대로는 10점 이상 뒤지던 상황에서 역전승을 일궜다. 연승행진이 마감되긴 했지만 SK전에선 20점차 이상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3쿼터 시작 후 5분 만에 10점차까지 추격했다. 3쿼터 막판 흐름을 놓치면서 결국 큰 점수차로 졌지만, 유 감독은 3쿼터에 격차를 대거 줄이며 분위기를 끌어왔다는 점은 소득이라고 판단했다.
현대모비스는 가드의 압박이 좋은 상대를 만나면 고전하는 경우가 잦다. 게다가 국내선수의 득점이 일부에게 편중되는 현상도 아직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유 감독은 팀의 경기력이 월등하게 향상됐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유 감독은 “상대가 압박을 강하게 하면 다른 선수들이 가드들을 도와줘야 하는데, SK전에선 그런 모습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포워드들이 더 역할을 해야 한다. 공격방법도 다양화가 필요하다. 3점슛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공격 밸런스를 더 갖추려 한다. 꾸준하게 훈련하고 있다. 잔여경기에서 계속 발전시키려 한다”고 과제를 설명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