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NC 감독(왼쪽), 허문회 롯데 감독. 스포츠동아DB
롯데와 NC 선수단은 연습경기에서 빠지면 각자의 시간을 보낸다. 정규시즌이라면 교체된 선수들이 벤치에서 파이팅을 넣는 게 당연한 스케줄인데, 귀가를 원하는 선수는 짐을 싸도 좋다. 경기 중 답답함을 느낀 순간이 있다면 실내연습장에서 타격훈련을 해도 되고, 루틴대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해도 좋다. 경기조에서 빠진 선수들은 덕아웃이 아닌 실내연습장으로 가거나 퇴근길에 오른다.
허 감독은 “본인의 하루 역할이 끝났는데 무의미하게 벤치에 앉아있을 필요가 없다. 만족한 선수가 있는 반면 아닌 선수도 있을 텐데, 스스로의 판단대로 쉬거나 보충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 감독도 “물론 함께 경기를 지켜보는 게 일반적인 팀워크는 맞다. 하지만 몸 관리를 잘하는 것도 팀워크다. 시범경기가 시작된다면 함께 움직이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각자 루틴대로 움직이는 게 더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야구를 잘하기 위한 결정 아닌가. 야구만 잘할 수 있다면 인사 안 하고 가도 된다”는 너스레도 덧붙였다.
물론 감독이 풀어줄수록 선수들은 책임감을 더 크게 느낀다. 롯데 주장 전준우는 “좋은 바람이 부는 것 같다. 선수들은 눈치 안 보고 자신의 운동을 다 하고 있다. 감독님의 배려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NC 베테랑 내야수 지석훈 역시 “경기에 나서지 않는 선수들은 그 시간에 자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단체운동이라 함께 움직이는 시간이 많은데, 개개인마다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얘기했다.
감독은 선수를 믿고, 선수는 그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 땀을 더 흘린다. 선순환이 낙동강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