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대체 어디서 왔니…대체선발이 수놓는 반전의 초반 레이스

입력 2021-05-21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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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신민혁(왼쪽)과 LG 이상영은 기존 선발투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투입된 대체자원이다. 그러나 잇몸 이상의 활약으로 마운드 운영에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19일 잠실구장에선 대체선발인 이들의 맞대결이 펼쳐지기도 했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10개 구단 모두 5선발 체제로 시즌을 꾸린다. 하지만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5명의 선발투수만으로 꾸리는 것은 불가능이다. 한 시즌 전체로 보면 팀당 평균 10명 정도가 선발등판을 경험한다. 대체선발이 나서는 경기에서 승리를 쌓는 자체가 1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대체선발이 잇몸 이상으로 버텨주는 팀이 성과를 내고 있다.

5이닝 4실점에도 자기 역할은 충분

19일 잠실 NC 다이노스-LG 트윈스전은 대체선발들의 맞대결로 주목 받았다. 전날(18일) 드류 루친스키(NC)와 앤드류 수아레즈(LG)가 맞붙으며 팽팽한 투수전을 보였는데, 19일 경기에는 신민혁(NC)과 이상영(LG)이 나섰다. 난타전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신민혁은 6이닝 5안타 1실점, 이상영은 5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제 역할을 다했다. 이상영은 눈에 보이는 기록은 아쉽지만, 최소한의 게임 메이킹을 해내며 팀의 끝내기 역전승에 주춧돌을 놓았다. 류지현 LG 감독은 20일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고우석과 김대유를 휴식조로 편성해 투수 운영이 어려웠던 경기였는데 큰 역할이었다. 현 시점에서 5선발로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LG는 이상영이 등판한 4경기에서 3승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신민혁은 최근 4경기에 선발로 나서 3승무패, 평균자책점(ERA) 1.59로 쾌투 중이다. 같은 기간 ERA는 리그 전체 공동 3위다. 좀처럼 삼진을 당하지 않는 LG 홍창기도 신민혁을 만나 체인지업에 연신 배트를 헛돌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신의 서클체인지업에 자신감이 없었던 신민혁은 올 시즌에 앞선 스프링캠프에서 대선배 나성범의 조언으로 달라졌다. 이처럼 대체선발의 활약에는 조연들의 역할이 꼭 숨어있다.

“144경기, 한두 경기 승리도 큰 역할”

신민혁과 이상영 외에도 제 몫을 해주는 대체선발들이 여럿 눈에 띈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민은 17일 잠실 LG전에 선발로 나서 4이닝 1실점으로 계산을 세워줬다. 삼성이 이날 9회초 극적인 뒤집기로 3-1 승리를 거두면서 가치는 더욱 올랐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뒤 본격적인 첫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도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나균안은 15일 사직 KT 위즈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구단에서 장기적으로 선발투수로 육성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이승헌, 김진욱 등 개막 로테이션에 들었던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빠진 상황에서 한줄기 빛이 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 A팀 투수코치는 “해마다 대체선발들의 역할이 시즌 레이스의 중요한 열쇠를 쥐었다. 지속적인 활약을 펼치며 자리를 꿰차는 선수가 있는 반면, 결국 분석을 당해 무너지는 케이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시즌 전체에서 한두 경기 깜짝 선발의 호투로 이기는 것도 굉장히 큰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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