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박세웅.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10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5-4로 이겨 3연속 위닝시리즈를 완성했다. 4-1로 앞서던 9회초 ‘클로저’ 김원중이 4안타 3실점으로 무너졌지만, 9회말 손아섭의 끝내기 안타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선발투수 박세웅은 7이닝 4안타 1홈런 3볼넷 2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시즌 4승 사냥은 아쉽게 놓쳤다.
비록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최근의 호조가 그대로 이어진 경기였다. 박세웅은 5월 2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6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다. 비록 7회 2안타 1볼넷을 내주며 강판, 최종기록은 6이닝 3실점이 됐지만 이전까지와 다른 안정감을 보여줬다. 5월 29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서도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
이어진 6월 4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9이닝 3안타 7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이룩했다. 롯데의 마지막 완봉승이 2011년 고원준이었음을 감안하면 ‘사건’이었다. 안정감은 그대로 이어졌다. 6회초 김재환에게 선제 솔로포를 허용하며 무실점 행진을 18연속이닝에서 마쳤지만, 흔들리지 않고 남은 타자들을 처리했다. 박세웅이 확실히 한 단계 성장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최근 3경기 평균자책점은 1.64에 달한다.
금테안경 쓴 우투수. 롯데 자이언츠가 빛났던 순간의 필요충분조건이었다. 故최동원과 염종석에 이어 금테안경을 쓸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언제나 “야구를 잘하게 되면 그때 생각해보겠다”고 말해왔다. 표본은 적지만 지금 KBO리그에서 박세웅만큼의 안정감을 보이는 투수는 없다.
박세웅은 2015년 트레이드로 롯데 합류한 뒤 줄곧 ‘안경 에이스’로 불렸다. ‘에이스’보단 ‘안경’에 무게중심이 실린, 팀 대표투수로 성장해달란 기대의 표현이었다. 이젠 ‘안경’이 아닌 ‘에이스’가 더 강력히 다가온다. 지금 박세웅은 어떤 고글을 착용해도 충분히 황금빛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