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선수단. 스포츠동아DB
그러나 올 시즌에는 흐름이 조금 다르다. 1점차 승부에서 가장 강한 팀은 다름 아닌 KIA 타이거즈다. 29일까지 15차례 1점차 승부에서 11승4패(승률 0.733)의 압도적 성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팀 순위는 바닥권이다. 1점차 승부를 제외하면, 14승39패(승률 0.264)로 처참하게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는 평균자책점(ERA) 5.56(9위)을 기록 중인 약한 불펜과도 궤를 같이한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22차례 역전패를 당한 이유이기도 하다.
장기레이스에서 살아남으려면 불펜의 소모를 최소화하며 대승을 거두는 경기가 자주 나와야 하지만, KIA는 6점차 이상의 대승이 1승(15패)뿐이다. 그러다 보니 불펜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필승조로 분류되는 장현식과 박진태, 마무리 정해영이 등판하는 빈도가 지나치게 높아 불펜의 물량공세로 승리를 챙기더라도 그 흐름이 오래가지 않는다. 마운드의 뎁스가 탄탄하지 않은 한계도 여기서 두드러진다. 특히 6월에는 6승을 모두 3점차 이내 승부에서 거뒀고, 4점차 이상의 승부에선 11전패로 무너졌다.
KIA가 1점차 승부에만 강했다면, 두산 베어스는 그 반대다. 1점차 승부 시 성적은 5승14패(승률 0.263)로 10개 구단 중 압도적 최하위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면, 28승21패(승률 0.571)다. 또 6점차 이상의 대승도 11차례나 경험했다. 주축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한두 차례씩 숨쉴 틈이 생기니 장기레이스를 버틸 힘이 생기는 것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