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아르헨 평가전’ 김학범호, 강호와의 대결에서 차선책까지 대비했다

입력 2021-07-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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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올림픽 축구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에서 한국 엄원상(20)이 동점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용인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사상 2번째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올림픽축구대표팀 김학범 감독은 “강호들과 많이 부딪혀봐야 한다. 자꾸 깨져야 배울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대한축구협회(KFA)는 많은 노력 끝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뚫고 남미와 유럽의 강호를 섭외했다. 13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평가전은 그렇게 마련됐다.

그러나 이날 김 감독은 전혀 뜻밖의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하루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이 “우리가 가진 패를 전부 꺼낼 순 없다”고 밝히긴 했지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예상치를 크게 벗어났다. 오랜 고민 끝에 선택한 와일드카드(만 25세 이상) 3명이 모두 선발에서 빠졌다. 유럽 진출을 원하는 중앙수비수 김민재(베이징 궈안)는 아예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고, 스트라이커 황의조(보르도)와 멀티 공격수 권창훈(수원 삼성)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김민재의 결장은 소속팀에서 아직 올림픽대표팀 발탁을 허락하지 않아서였다.

김 감독은 대회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에 대비했다. 경고누적, 부상 등으로 주축선수가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을 염두에 둔 ‘플랜B’를 가동했다. 이동준(울산 현대)이 전방에 서고 송민규(포항 스틸러스)~이동경(울산)~엄원상(광주FC)이 공격 2선에 포진했지만, 실제로는 모두가 최전방 공격수로 전환하는 ‘제로(0)톱’ 형태였다.

김 감독은 심지어 골키퍼도 바꿨다. 주전 수문장이 유력한 송범근(전북 현대) 대신 안준수(부산 아이파크)에게 골문을 지키도록 했다. 친선경기에서 자칫 다칠 경우, 그 이상의 자원을 찾을 수는 없는 현실을 반영한 듯했다.

그래도 경기장 환경은 최대한 일본 현지에 맞췄다. 뉴질랜드, 루마니아와 올림픽 조별리그 B조 1·2차전이 열릴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 온두라스와 3차전이 펼쳐질 요코하마 국립경기장의 그라운드 컨디션에 맞춰 잔디를 바짝 깎았고, 킥오프 직전까지 스프링클러를 가동해 구석구석을 촉촉이 적셨다. KFA 관계자는 “전력은 여러 가지 이유로 조금 감췄지만, ‘환경 적응’은 다른 요소다. 다행히도 미르스타디움의 그라운드 관리 상태가 아주 좋았고, 요구 사항을 최대한 반영해줬다. 올림픽대표팀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용인|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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