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은 1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필드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더블헤더 제1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3안타 1볼넷 4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83개. 최고구속 93.3마일(약 150.2㎞)에 달하는 포심패스트볼(30개)에 체인지업(24개), 커터(23개), 커브(6개)를 섞어 던졌다. 팀의 5-0 승리 순간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시즌 9승(5패)째를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류현진의 완봉승은 LA 다저스 소속이던 2013년 5월 29일(LA 에인절스전), 2019년 5월 8일(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 이어 세 번째다. ML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더블헤더는 1, 2경기 모두 7이닝으로 치른다. 완봉승은 공식 인정된다.
1회초를 공 4개로 삼자범퇴 처리한 류현진은 2회초 선두 조이 갈로에게 3루타를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후속 존 힉스를 삼진, 엘리 화이트를 1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2아웃을 잡았다. 뒤이은 데이비드 달 타석이 하이라이트였다. 초구 속구가 볼이 됐지만 이날 경기 최고구속(93.3마일)이 찍혔다. 이 외에도 92마일 넘는 공이 4개나 들어왔다. 풀카운트에서 바깥쪽 낮게 제구된 속구에 달이 얼어붙었다.
3회초에도 2사 후 안타와 볼넷으로 득점권 위기에 몰렸으나 삼진 능력이 빛을 발했다. 아돌리스 가르시아 상대로 볼카운트 1B에서 연거푸 낮은 쪽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졌다. 가르시아는 세 번 모두 헛스윙하며 물러났다. 가르시아도 허탈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4회부터 7회까지 4이닝 동안은 2루타 1개(6회초 네이트 로)가 유일한 출루였다.
전반기 막판 류현진의 슬럼프는 체인지업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던 탓이 컸다. 승리를 챙긴 날에도 체인지업 구사율을 떨어뜨리는 쪽으로 활로를 모색했다. 투수코치와 상의해 팔 각도를 조정한 뒤 우리가 알던 류현진이 돌아왔다.
류현진은 경기 후 “체인지업이 잘 들어갔다. 구속도 다른 날보다 잘 나왔다. 특히 낮아진 팔의 각도를 높이려고 한 덕에 체인지업 구속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의 근래 모습 중 가장 뛰어났다. 그의 체인지업은 타자들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데 최고”라며 엄지를 세웠다.
한편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임시 홈구장에서 경기를 했던 토론토는 31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부터 홈구장 로저스센터로 돌아간다. 류현진은 “2년간 홈구장 마운드에서 한 번도 못 던졌다. 홈 팬들 앞에서 던지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