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럼에도 의미는 컸다. 이 종목 4위는 1984년 양충렬(국군체육부대)의 5위를 뛰어넘는 역대 한국선수 최고 순위다. 사격에 결선제가 도입된 1988년 서울대회 이후 속사권총 선수로는 처음 결선에 올랐다. 특히 전날(1일)과 이날 오전 치러진 본선에서 585점(평균 9.750점)으로 전체 3위를 차지하며 결선에 올랐다. 2017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한대윤은 손떨림 증세로 은퇴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부단한 노력으로 2년 뒤 대표팀에 승선한 데 이어 도쿄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이로써 한국사격은 도쿄올림픽을 은메달 1개로 마감했다. 지난달 30일 김민정(24·KB국민은행)이 여자 25m 권총에서 따낸 은메달이 이번 대회 처음이자 마지막 메달이었다.
김민정.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여러모로 아쉽다. 한국사격이 금빛 명중에 실패한 것은 2004년 아테네대회(은2·동1) 이후 17년만이다. 2008년 베이징대회에서 금·은메달을 1개씩 획득한 한국사격은 2012년 런던대회에선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로 사격종합순위 1위를 찍었다.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대회에서도 금·은메달을 1개씩 수확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대회 실전감각 유지에 어려움을 겪은 ‘베테랑 사수’ 진종오(42·서울시청)를 비롯한 주요 선수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면서 낭패감에 휩싸였다. 그래도 추가은(20·IBK기업은행), 김보미(23·IBK기업은행), 김모세(23·국군체육부대) 등 후계자들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3년 뒤 파리올림픽에선 재도약을 노려볼 만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