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자라 생각” 은메달 숨긴 휘태커, 외신 “올림픽 가치 훼손한 행동” 비판

입력 2021-08-05 14: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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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휘태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메달과 올림픽의 가치를 훼손시킨 행동이다.”


영국 가디언과 캐나다 내셔널 포스트를 비롯한 수많은 해외 언론이 4일 2020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 메달리스트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집중포화의 대상이 된 선수는 영국대표로 이번 대회 복싱 남자 라이트헤비급에 출전한 벤자민 휘태커(24)다. 4일 도쿄 국기관에서 벌어진 라이트헤비급 결승전에서 휘태커는 아를렌 로페스(쿠바)에게 1-4로 판정패했다. 5명의 심판 중 단 한 명만 휘태커의 우세를 선언했다.


로페스의 금메달로 끝난 이 경기의 스포트라이트는 엉뚱하게도 은메달리스트인 휘태커에게로 쏠렸다. 휘태커가 시상대에서 보인 돌발행동 때문이었다. 휘태커는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는 듯 시종일관 불만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심지어 메달을 목에 걸지도 않고 그대로 호주머니에 집어넣기까지 했다.


휘태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은메달을 딴 게 아니다. 금메달을 놓친 것이다. 매우 실망스럽고, 내가 실패자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라면 금메달을 따기 위해 올림픽에 참가한다. 오늘 같은 기분을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벤자민 휘태커(왼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강한 승부욕에서 비롯됐지만, 휘태커의 이 같은 태도는 비판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가디언은 “휘태커의 결승전 경기 패배에 대한 불명예는 없었다. 그러나 이후 그의 태도는 불명예스러웠다”고 보도했다. 내셔널 포스트는 “메달과 올림픽의 가치를 훼손한 아쉬운 행동”이라고 혹평했다.


휘태커는 뒤늦게나마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그는 “은메달을 목에 걸고 웃어야 했다.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를 위한 것이기도 했다”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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