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호텔 술자리 파문→도쿄 참사’ 한국야구, 비호감도 대위기 직면

입력 2021-08-08 1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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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야구가 악재의 연속으로 대위기에 직면했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으로 2020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야구대표팀이 4위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쓸쓸히 퇴장했다. 13년 만에 다시 나선 올림픽 무대에서 ‘노메달’에 그치는 수모를 겪었다.


대표팀이 이번 대회 조별라운드부터 거둔 성적은 3승4패다. 패자부활전(더블 일리미네이션)의 기회까지 얻었으나 끝내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나선 7일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도미니카공화국에 6-10으로 완패했다.


6개국이 참가한 올림픽이었다. 야구대표팀에 쏟아지는 비난이 거셀 수밖에 없다. 한국야구 역사에 가장 치명적 단어인 ‘참사’가 이번 올림픽 이후에도 따라붙게 됐다.


연속되는 악재에 한국야구는 대위기를 맞았다. 야구 수준, 성적, 흥행, 수입 등의 요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위기 요소가 한국야구에 스며들었다. 종목 자체에 대한 ‘비호감도’가 크게 올랐다는 것이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야구계는 무척 시끄러웠다. NC 다이노스에서부터 시작된 ‘원정 호텔 술자리’ 파문이 엄청난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원정 호텔에서 외부인 여성과 술자리를 가진 4명의 NC 선수 중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고, 이로 인해 다수의 밀접접촉자가 발생하면서 KBO리그 전반기가 조기에 중단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도 원정 호텔 술자리에 참석하면서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야구팬들은 그야말로 커다란 충격에 휩싸였다.


국가대표 엔트리가 바뀌는 코미디까지 이어졌다. NC와 키움 소속으로 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이 있었고, 이들이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대표팀은 대체 선수를 뽑아야 했다.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은 고척돔에서 진행된 국내훈련에 앞서 “현재 야구계가 안팎으로 어수선하다. 쉽지 않겠지만 국민들을 위해 올림픽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따겠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김 감독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원정 호텔 술자리 파문과 도쿄 참사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한국야구는 걷잡을 수 없는 ‘비호감 이미지’를 자초하고 말았다. 야구는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어떤 종목보다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다.


순탄치 못했던 대표팀의 출발과 마무리. 한국야구는 단순히 이번 올림픽에서 드러난 실력과 성적만으로 위기를 맞이한 게 아니다. 팬과 국민으로부터 사랑받지 못하는 스포츠는 공놀이만도 못하다.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야구계 전체의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개선의지가 절실하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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