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1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한화와 후반기 첫 경기에서 선발투수 임기영의 5이닝 1실점 호투를 바탕으로 4-1 승리를 거뒀다. 투수진의 볼넷이 줄며 마운드에 안정감이 생긴 KIA는 이날까지 7연승을 신고하며 중위권 판도를 흔들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한 달 가까운 올림픽 브레이크가 끼었지만, 연승만 놓고 보면 KIA는 분명 여름 들어 상승흐름을 만들고 있다. 무더위에 지치지 않고 오히려 더 힘을 내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역시 달라진 모습의 투수진이다.
KIA는 6월까지 특히 마운드에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선발로테이션은 시즌 초반부터 삐걱거렸고, 불펜은 부상자 속출로 악전고투했다. 그나마 이의리, 정해영 같은 젊은 피들의 패기로 버틴 게 위안이었을 따름이다.
수치로도 드러났다. 올 시즌 들어 모든 구단에 걸쳐 유독 증가한 볼넷. KIA도 예외는 아니었다. 6월까지 KIA 투수진이 내준 9이닝당 볼넷은 5.22개다. 같은 기간 10개 구단 중 9위에 불과한 기록이다. 팀 평균자책점(ERA)은 5.61로 최하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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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볼넷을 줄이기 위해 KIA는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투수진의 동의 하에 볼넷을 한 개 내줄 때마다 1만 원의 벌금을 걷었다. 그러나 6월이 다 지나갈 때까지도 효과는 없었다.
변화는 연승의 신바람을 타기 시작한 7월부터 나타났다. 임기영, 이의리의 토종 선발투수들이 호투를 거듭한 가운데 팔꿈치 부상을 털고 돌아온 애런 브룩스까지 제 몫을 했다. 불펜도 전반기 마무리를 앞두고 볼넷을 줄이기 시작했다.
7연승을 거두는 동안 KIA 투수진이 기록한 9이닝당 볼넷은 3.46개다. 종전과 비교하면 표본은 적지만, 짧은 기간이나마 금세 볼넷을 줄였다는 것만으로도 KIA에는 의미 있는 성과다. 이 기간 KIA의 팀 ERA도 1.94로 10개 팀 중 1위다.
줄어든 볼넷을 바탕으로 마운드가 분발하자 팀 성적도 오르기 시작했다. 최하위로 곤두박질 칠 것만 같던 위기에서 어느덧 중위권을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후반기를 맞이하면서 긍정적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외인 에이스 브룩스가 대마초 성분이 들어간 담배를 구입한 사실이 적발돼 유니폼을 벗었다. 새 외국인투수를 데려오기까지 1선발의 공백이 꽤 장기간 불가피하다.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브룩스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볼넷을 줄이기 시작한 마운드가 그 핵심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