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수베로 감독.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49)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빅마우스’를 가동했다. 특유의 열정을 그라운드에 쏟기로 유명한 그가 이번에는 소속팀 선수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지고 나섰다. 한화 선수들로선 결코 가볍게 넘길 얘기가 아니다.
광주 원정으로 후반기를 시작한 한화는 10~12일 KIA 타이거즈와 3연전에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적잖은 수비 실책과 안일한 플레이로 인해 그라운드 안팎에서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수베로 감독은 작심한 듯 후반기 첫 3연전부터 묵직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내야수 정은원을 향해선 “시즌 초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성장이 멈춘 느낌이다. 수비에선 퇴보한 느낌도 든다. 스텝이 무뎌졌다”고 지적했다. 10일 경기에서 느슨한 타구 처리를 한 내야수 노시환에 대해서도 “플레이 자체를 쉽게 생각해 안일한 송구를 했다”고 꼬집었다.
대개 사령탑은 소속 선수를 보호하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요즘 수베로 감독은 팀의 핵심적 선수들을 향해 따끔한 말을 쏟아내고 있다.
한화 선수들은 팀 상황과 자신에게 온 귀중한 기회를 다시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전반기에 유일하게 30승 고지를 밟지 못한 팀이 한화다. 개막 직후 젊은 패기로 다크호스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지만, 어느새 10위로 크게 뒤처져 있다.
‘리빌딩’이라는 명분이 승패를 떠나 경기 내용까지 커버해주진 않는다. 지금 1군에서 기회를 얻은 한화 선수들은 그 기회를 악착같이 지켜내야 할 의무와 그에 따른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 다른 팀에선 수년간 퓨처스(2군)리그에 머물러도 얻기 힘든 기회를 ‘한화 소속이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구단과 사령탑이 선수들의 동기부여까지 리빌딩해줄 여유와 이유는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