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FC 서울과 포항 스티러스의 경기에서 서울과 포항이 2-2 무승부를 기록한 뒤 포항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하지만 꼴찌는 다르다. 경기수가 적다고 해도 최하위를 기록한다는 건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이번 시즌엔 광주FC가 상당기간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광주 이외에도 성남FC나 수원FC, 인천 유나이티드도 한 때 꼴찌를 경험했다.
최근 체면을 구긴 팀은 ‘전통의 명문’이라는 FC서울이다. 21일 현재 승점 24로 12위에 랭크됐다. 경기수 차이가 난다지만 서울의 꼴찌 추락은 충격이다.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26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을 앞둔 서울 박진섭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위기감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그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어려운 상황이다. 절박한 심정으로 이겨야 한다. 물러설 곳이 없다. 경기만 바라보고 있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이날 서울은 나상호를 선발로 내세웠고, 기성용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려 공격에 무게를 뒀다. 과거 포항에서 뛰었던 채프만을 오스마르와 함께 중앙 수비수로 기용해 호흡을 맞추게 했다.
서울 선수들은 적극적이었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조영욱이 오른발 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의욕과는 달리 실속은 없었다. 공격수 간 호흡이 잘 맞지 않았고, 측면에서 올라가는 크로스의 정확도도 떨어졌다. 슈팅에 대한 자신감도 부족했다.
이런 느슨한 흐름 속에서도 서울은 나상호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전반 29분 나상호가 상대 수비수의 실책으로 얻은 공격 기회를 살리며 골문을 흔들었다. 게다가 포항 미드필더 팔라시오스가 전반 39분 오스마르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거친 파울로 퇴장 당해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그러나 포항의 저력은 무서웠다. 전반 추가시간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크베시치가 문전에서 이승모와 볼을 주고받은 뒤 왼발 슛을 날렸고, 서울 수비수가 걷어냈지만 이미 골라인을 통과한 뒤였다.
서울은 후반 7분 고광민의 크로스를 가브리엘이 헤더로 성공시켜 다시 앞서갔지만, 후반 33분 강상우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 추가시간 얻은 페널티킥을 팔로세비치가 찼지만 포항 골키퍼 강현무에게 막히며 2-2로 비기고 말았다. 이로써 서울은 승점 25(23득점·골득실 -6)로 광주(승점 25·23득점·골득실 -8)를 골득실에서 앞서 겨우 탈꼴찌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분위기는 가라 앉아 있다.
상암|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