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ERA 제로·홈런 1위·타점 4위…후반기, 힘내는 ‘형님들’

입력 2021-08-3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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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 삼성 오승환, KIA 최형우(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롯데 이대호, 삼성 오승환, KIA 최형우(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문장을 증명하기 위해선 그라운드 위 활약이 필수다. 그런 의미에서 후반기 시작부터 달리고 있는 ‘올드보이’들의 활약은 선수 한 명의 퍼포먼스 이상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나이를 떠나 기량에서 후배들을 앞서는 리그 대표 베테랑들. 이대호(39·롯데 자이언츠), 오승환(39·삼성 라이온즈), 최형우(38·KIA 타이거즈)의 존재감이다.


10일 시작한 후반기는 팀당 16경기 안팎씩 소화했다. 아직 표본이 많지 않아 개인기록 상위권에는 낯선 이름들이 여럿 있다. 그런 가운데에도 베테랑들은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대호가 대표적이다. 후반기 13경기에서 타율 0.340, 5홈런, 1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42로 펄펄 날고 있다. 팀 내 타율(규정타석 기준), 홈런, 타점, OPS 모두 1위다. 팀이 후반기 8홈런 35타점을 기록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이대호의 지분은 상당하다.


29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은 후반기 이대호가 보여주고 있는 기세의 요약본이었다. 2-2로 맞선 7회말 무사 1루서 홍건희를 상대로 좌월 2점포를 때려냈다. 전날(28일) 홍건희에게 뜬공으로 물러났던 아쉬움을 하루 만에 앙갚음한 것. 이런 이대호의 존재감 덕분에 롯데는 후반기 8승2무5패(승률 0.615)로 2위에 자리하고 있다.


‘돌부처’ 오승환도 지친 기색이 없다. 전반기 37경기에서 27세이브를 거두며 이 부문 1위에 오른 뒤 2020도쿄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됐다. 올림픽에서도 대표팀의 뒷문을 지키며 4경기 동안 3.2이닝을 소화했으니 체력적 부담이 상당할 만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도 후반기 시작 직후 휴식을 부여했다.


오승환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후반기 6경기에서 5.1이닝을 책임지며 평균자책점 ‘제로’다. 세이브는 2개에 불과하지만, 무승부 투수가 된 것만 2차례다. KBO리그 후반기 최대 변수는 ‘연장 없는 경기’다. 5할 승률 이상의 팀들에게는 무승부도 그리 나쁘지 않은 결과다. 동점 상황, 승률 유지와 감소 사이에서 실점 없이 무승부를 이끌어냈다는 것은 세이브 못지않은 값어치다.

최형우도 전반기와 후반기의 차이가 상당하다. 전반기 눈과 허벅지에 부상이 겹치며 40경기에서 타율 0.203, 6홈런, 24타점에 그쳤다. KIA 이적 후 처음으로 부상 탓에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아무리 아파도 그라운드 위에서 버티는 것을 최우선가치로 삼았던 최형우였기에 올림픽 브레이크 동안 이를 악물었다. 그 결과 후반기 14경기에서 타율 0.314, 2홈런, 12타점으로 펄펄 나는 중이다. KIA는 5위 NC다이노스에 6.5경기차로 벌어져 있다. 하지만 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5승4무5패로 정확히 5할 승률이다. 최형우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기에 가능한 결과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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