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 기대 밑돈 PS 역대 8호 승부수, 삼성 계산은 거기서 꼬였다 [PS 리포트]

입력 2021-11-09 22: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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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PO 1차전 경기가 열린다. 8회초 무사에서 삼성 몽고메리가 구원 등판해 볼을 던지고 있다. 대구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외국인 원투펀치가 마운드에 연달아 서는 일은 결코 흔한 풍경이 아니다. 선발투수가 5명까지 필요 없는 단기전,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한 명이 불펜으로 이동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역사는 이 극약처방이 그리 좋은 카드가 아니라고 말한다. 삼성 라이온즈의 계산이 꼬인 것도 승부수가 어긋나면서부터였다.

삼성은 9일 홈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PO·3전2승제) 1차전에서 4-6으로 패했다. 9안타 6볼넷으로 두산(12안타 1볼넷)만큼 활발하게 출루했으나, 찬스에서 결정적 한방이 부족했다. 여기에 허삼영 감독이 꺼내든 마운드 초강수도 기대와 어긋나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삼성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은 7이닝 동안 107구를 뿌리며 5안타 3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역투했다. 2-0으로 앞선 2회초 3실점했지만, 이후 경기를 타이트하게 끌고 가며 중반 싸움에 기대를 걸었다.

기존 필승조가 8일간 휴식을 취하며 힘을 비축한 데다, 정규시즌 선발로테이션을 돌았던 최채흥, 마이크 몽고메리가 불펜에 있으니 뒷심에서 앞설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여기서 어긋났다. 삼성은 2-3으로 뒤진 8회초 몽고메리를 곧장 투입했다. KBO 공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포스트시즌(PS)에서 외국인투수가 연이어 등판한 것은 이번이 8번째. 앞선 7경기에선 강수를 꺼낸 팀이 4승3패에 그쳤다. 리스크를 감수한 대가라기엔 높지 않은 승률이었다. 실제로 몽고메리는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뒤 폭투로 득점권을 허용했다. 후속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안타까지 나오며 무사 1·3루 위기. 박건우를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웠지만 그 사이 정수빈이 홈을 밟아 2점차로 벌어졌다. 뒤이어 김재환에게 내야안타까지 맞아 결국 1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강판됐다.

삼성의 계산은 9회에도 꼬였다. 8회말 1사 2·3루서 강한울의 땅볼로 4-3, 1점차로 따라붙었고, 9회초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승환을 올렸다. 그러나 믿었던 ‘돌부처’는 첫 타자 박세혁에게 우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이어 3연속 안타로 1점을 더 내줬다. 스코어는 6-3까지 벌어졌고, 삼성으로선 추격이 버거워졌다.

대구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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