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내리고 들고…고민의 시간, KT 배정대가 다시 스타성을 찾았다 [KS MVP]

입력 2021-11-14 17: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7회초 무사 KT 배정대가 좌월 솔로 홈런을 쳐낸 뒤 기뻐하고 있다. 고척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지난해 단일시즌 끝내기 최다타이(4개) 기록을 쓰며 스타성을 증명했다. 하지만 올해는 부진의 깊이도, 기간도 심상치 않았다. 여름부터 시작된 부진. 좀처럼 활로가 보이지 않았다. 가을까지 이어진 장고의 연속. 다리를 내리기도, 들기도 하면서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고자 노력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결승포. 배정대(26·KT 위즈)가 마침내 스타성을 되찾았다.

KT는 14일 고척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S 1차전에서 4-2로 이겨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중반까지 이어지던 팽팽한 투수전에 균열을 가한 이는 배정대였다. 7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장한 그는 1-1로 맞선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좌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볼카운트 1S에서 두산 두 번째 투수 이영하의 2구째 슬라이더(134㎞)가 바깥쪽 높게 제구되자 이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잡아 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 아치. 개인 포스트시즌(PS) 5호 안타이자 첫 장타, 그리고 KS 데뷔전에서 맛본 첫 손맛이었다.

배정대는 지난해 14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9, 13홈런, 6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2를 기록하며 KT 최고의 발견으로 꼽혔다. 리그 최정상급 수비범위를 자랑하는 데다 중장거리 타격능력까지 갖췄으니 리그 대표 외야수로 성장할 기세였다. 하지만 올 시즌엔 슬럼프가 길어졌다. 144경기서 타율 0.259, 12홈런, 68타점, OPS 0.732로 생산력이 떨어졌다. 후반기 69경기선 타율 0.238에 그쳤다. 센터라인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주니 체력 저하에도 라인업 제외가 쉽지 않았다.

슬럼프를 탈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배정대는 후반기 막판 레그킥을 버리고 노 스텝으로 타격했다. 우타자 기준 왼 다리를 높게 드는 레그킥은 변화구에 약점을 노출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활로를 뚫어보겠다는 몸부림. 토-탭도 아닌 노 스텝 수준으로 바꾸며 후반기 레이스를 버텼다. 하지만 KS에서는 다시 왼 다리를 들었다. 홈런 당시에는 슬라이더에 타이밍이 완전히 맞아떨어졌다.

배정대가 하위타선에서 상대 마운드를 괴롭힌다면 KT의 득점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경기 전 소형준은 “(배)정대 형이 연습경기 때도 그랬고, KS에서 잘할 것 같다.시즌 후반 체력이 떨어져서 안 좋았는데 푹 쉬고 왔다. 쉬고 왔기 때문에 잘해서 멋진 세리머니를 보여준 뒤 팀 분위기를 올렸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전했다. 마치 이날의 활약을 예견하는 듯한 말이었다.

배정대는 타구가 담장을 넘어간 직후 1루 덕아웃 쪽으로 손가락을 치켜들었고, 홈 플레이트 앞에서 특유의 세리머니를 했다. 긴장 가득한 상황을 오히려 즐기는, 타고난 스타성. 배정대의 자신감이 다시 차오르기 시작했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