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년계약 후보 최대어’ 키움 이정후, 현실화는 쉽지 않아

입력 2021-12-15 1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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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조건에서 ‘최대어’다. 그러나 현실화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KBO는 7월부터 ‘프리에이전트(FA)가 아닌 선수들의 다년계약’을 허용했다. 매년 연봉 계약을 통해 1년 단위의 계약만을 맺어온 선수들은 이제 2년 이상의 계약기간과 그에 합당한 연봉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SSG 랜더스가 14일 투수 박종훈(30)과 문승원(32)의 다년계약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다년계약 시대가 열렸다. SSG는 박종훈과 5년 총액 65억 원(연봉 총액 56억+옵션 9억), 문승원과 5년 총액 55억 원(연봉 총액 47억+옵션 8억)에 각각 계약했다.

첫 계약이 나오면서 모든 구단은 다년계약을 종전보다 더 현실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젊고 꾸준한 기량을 보이는 선수를 다년계약을 통해 묶을 수만 있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구단 운영에 상당한 이점을 안기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3)는 다년계약의 최대어로 꼽힌다. 1998년생인 근는 2017년 프로에 데뷔해 올해까지 5시즌을 보냈다. 통산 타율 0.341, 36홈런, 357타점, 446득점으로 5년 내내 꾸준한 모습을 보여왔다.

성적은 물론 스타성까지 갖춘 이정후를 다년계약으로 오랜 기간 붙잡을 수만 있다면, 키움에는 더할 나위 없는 대성과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이정후를 다년계약으로 묶기 위해선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정후의 2021시즌 연봉은 5억5000만 원이다. 5년차 선수들 중 최고액이었다. 올해도 제 몫을 다했기 때문에 2022시즌 연봉 또한 적지 않게 인상될 것으로 예측된다. 7억 원도 훌쩍 넘길 수 있다는 게 현장의 분위기다. 키움 구단 관계자는 “이정후를 다년계약으로 묶으려면 적어도 200억 원 이상은 필요하지 않겠나. 우리 팀에서 그 정도 금액을 투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또 존재한다. 이정후의 해외 진출 시도 여부다. 이정후는 향후 정상적으로 시즌을 소화할 경우 2023시즌 후에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해외무대에 도전할 수 있다. 2024시즌까지 제대로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도 얻는다.

KBO리그에서 최정상급의 기량을 보이고 있는 이정후이기에 이전부터 꾸준히 해외무대 도전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이정후가 해외 진출을 원한다면, 굳이 키움의 다년계약을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15일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이정후와 다년계약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선수 본인의 의사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 내부 논의를 통해 선수에게 도움이 되는 여러 방안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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