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반드시 잘하겠다”던 신성현이 만든 ‘모멘텀’ [베이스볼 피플]

입력 2022-05-12 14:5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 신성현. 스포츠동아DB

“반드시 잘하겠다.”

두산 베어스 신성현(31)은 2017년 4월 17일 최재훈(한화 이글스)과 맞트레이드될 당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짧고 굵은 한마디를 남겼다. 한화 팬들은 장타력이 뛰어난 우타자인 그의 이적을 무척 아쉬워했다.

그러나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105경기에서 타율 0.177(147타수 26안타), 3홈런, 15타점에 그쳤다. 최재훈이 성장을 거듭하며 2021시즌 후 5년 54억 원의 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까지 한 것과는 대조적 행보였다.

퓨처스(2군)리그에선 더 보여줄 게 없었다. 지난해 70경기에서 타율 0.331, 9홈런, 59타점을 올렸고, 올해도 14경기에서 타율 0.314,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1군 무대에만 서면 작아졌다. 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9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전했지만, 2개의 실책을 범한 뒤 3회 교체됐다. 330일만의 1군 선발출전이 허무하게 끝났다.

그러나 김태형 두산 감독은 그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줬다. 8일 잠실 KT 위즈전, 이번에는 9번타자 좌익수였다. 외야 수비에는 의문부호가 컸지만, 신성현은 모멘텀을 만들었다. 6회초 무사 2·3루서 심우준의 뜬공을 슬라이딩해 걷어낸 뒤 정확한 송구로 홈을 파고들던 3루주자 김병희를 잡아냈다. 당시 한 두산 관계자는 “(신성현에게는)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군에서 팀 승리에 직접 기여하는 성공체험을 바라는 진심이 담겨있었다.

스포츠동아DB


마침내 해냈다.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2-0으로 앞선 6회초 2사 2루서 장재영의 시속 150㎞ 강속구를 받아쳐 좌월 2점아치를 그렸다. 비거리 120m의 큼지막한 홈런이었다. 김 감독도 두 주먹을 내밀며 신성현을 환영했고, 동료들도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팀의 5-1 승리에 기여한 결정적 한방, 그에게는 엄청난 모멘텀이었다.

아직 시즌 성적은 11일 기준 6경기에서 타율 0.154, 1홈런, 2타점으로 보잘 것 없다. 그러나 신성현은 그토록 필요했던 성공체험을 통해 큰 동기부여를 얻었다. 그는 “주위의 모든 분들이 진심으로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셔서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었다”며 “부모님 생각도 나고, 감독님과 1·2군 코치님들께 감사드린다. 오늘에 만족하지 않고 더 좋은 성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