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이탈·4번타자 침묵’ 두산의 잇몸은 왜 ‘또’ 튼튼한가?

입력 2022-05-12 16: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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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최우수선수(MVP)가 없다. 4번타자도 아직 깨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초반에도 강팀의 면모를 잃지 않고 있다. 매년 약해지는 전력으로 인해 ‘올해는 어렵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 팀이지만, 또다시 예상을 뒤엎고 호성적을 내고 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를 경험한 팀의 관록을 무시할 순 없다. 하지만 올해는 객관적 전력이 직전 시즌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진다. 2021시즌 선발진의 중심 역할을 한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고, 4번타자 김재환은 아직까지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마이너스 요인은 다수다. 정수빈, 김재호, 오재원 등 기존 핵심전력의 초반 부진이 유독 눈에 띈다. 최상의 전력으로 2022시즌을 치르고 있다고 보기는 분명 어렵다.

소위 잇몸으로 싸우는 팀들은 ‘버티기’가 목표다. 승패 마진의 손해를 최소화하며 핵심전력이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다. 하지만 올해의 두산은 ‘플래B’로도 꾸준히 승수를 쌓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와 고척 원정경기에서 5-1로 이긴 11일까지 19승14패, 승률 0.576으로 당당히 3위다.

대체전력의 공백 메우기 효율이 상당히 높다. 외야에서 물오른 타격감을 보이는 안권수, 대체선발로 등판해 선발승까지 챙긴 최승용, 콘택트 위주의 타격을 위해 배트까지 고쳐 잡은 강승호 등은 현재 두산의 상승세를 이끄는 주역들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화수분이 끝물이라고 말하지만, 그 잔상은 여전히 진하게 남아있다. 두산은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의 정석을 보이는 팀이다. 대체전력 선수들은 한 번 어렵게 잡은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으려고 끈질기게 달려든다. 자신이 지금 이겨내려고 하는 주전선수들도 모두 그렇게 이전 세대들을 제쳐왔다.

두산 김태형 감독의 선수기용법 역시 이와 절묘하게 맞물린다. 김 감독은 평소 “지금 나가는 선수가 주전”이라는 신념이 확고하다. 가용자원으로 최대의 성과를 내며 달려온 세월이 벌써 7년이 넘는다. 자신만의 데이터와 확신이 쌓인 김 감독이 기존 전력의 공백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또다시 전진하고 있는 두산은 이 페이스를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 ‘플래A’가 되려는 현재 주전들의 꾸준한 활약은 또다시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고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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