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노시환(왼쪽), SSG 최정. 스포츠동아DB
지난 3년간(2021~2023시즌) KBO리그 홈런왕 레이스는 늘 흥미로웠다. 2020시즌 멜 로하스 주니어(KT·47홈런)가 압도적인 페이스로 타이틀을 거머쥔 뒤 2021년 최정(SSG 랜더스·35홈런)과 2022년 박병호(35홈런), 2023년 노시환(한화 이글스·31홈런)은 모두 치열한 경쟁 끝에 왕좌에 올랐다. 10개 이상의 압도적인 격차로 홈런왕을 차지했던 2010년 이대호(44홈런·2위 최진행 32홈런), 2014년 박병호(52홈런·2위 강정호 40홈런)와 같은 ‘절대자’가 없었다는 뜻이다.
2021년에는 최정과 2위 나성범(KIA 타이거즈·33홈런)의 격차가 2개에 불과했다. 이 부문 9위 오재일(삼성 라이온즈·25홈런)까지 경쟁자들이 각축전을 벌였다. 2022년 박병호는 시즌 중반 이후 격차를 크게 벌리며 앞서나간 케이스다. 2021년 홈런왕 최정(26홈런)과 김재환(두산 베어스·23홈런) 등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들의 장타력이 감소한 영향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노시환은 막판까지 2위 최정(29홈런)의 추격을 따돌려야 했다.
2024년에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노시환과 최정은 올해도 유력한 홈런왕 후보다. 여기에 지난해 부상 여파로 58경기에만 출전하고도 18홈런을 쳐낸 나성범과 왕년의 홈런왕 박병호, 지난 3년 연속 20홈런을 쳐낸 양석환(두산)도 잠재적인 홈런왕 후보다. 4시즌 만에 돌아온 로하스와 올해 23개의 아치를 그린 오스틴 딘(LG) 등 검증을 마친 외국인타자들의 존재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새로운 주인공이 나타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노시환은 2023시즌 개막에 앞서 스포츠동아가 해설위원 10명을 대상으로 홈런왕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을 때 단 한 표도 받지 못했지만, 당당히 왕좌에 앉았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NPB·세이부 라이온즈)에서 15홈런을 쳐낸 데이비드 맥키논(삼성) 등 새 외국인타자들의 적응력과 성적이 급락한 김재환, 둥지를 옮긴 파워히터 최주환(키움 히어로즈) 등의 부활 여부 또한 홈런왕 레이스를 좌우할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