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의 제9대 감독으로 선임된 염기훈. 사진제공 | 수원 삼성 블루윙즈
수원 삼성은 K리그2 강등이 확정된 뒤 “재창단의 각오”를 언급하며 변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귀와 입을 닫았다. “윗선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이유만 댔다. 여론이 들끓어도 복지부동이었다. 한 달 넘게 시간이 흐른 뒤 박경훈 단장과 염기훈 감독의 선임을 발표했다. 11일에는 경기도 화성 클럽하우스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빗장을 풀었다.
구단은 박 신임 단장이 후보 4명을 원점에서 검토해 새 사령탑을 결정했다고 했으나, 지난 시즌 막판 ‘감독대행’으로 나섰던 염 감독은 연말부터 선수단 정리작업에 매달렸고, 지난주부터는 동계훈련도 지휘했다.
K리그1 복귀를 목표로 단단해져야 할 시기지만, 수원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레전드’ 염 감독도 축복받지 못하고 있다. 짧은 플레잉코치 재임기간을 제외하면 지도자 경력이 몹시 짧아서인데, 후배들을 선동해 감독직에 올랐다는 등 악성 루머까지 나돌고 있다.
염 감독도 논란을 잘 알고 있었다. 간담회에 앞선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그는 “수많은 이야기가 오르내린다. 직접 듣기도 했다. 마음이 아프다. 할 말도 많고 속도 상하지만 내가 감수할 몫”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다만 “나름 긴 프로생활을 했다. 기본을 강조했고, 행동과 말을 최대한 조심하며 살았다”는 말로 루머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수원의 제9대 감독으로 선임된 염기훈. 사진제공 | 수원 삼성 블루윙즈
구단의 발표가 늦어져 ‘투명인간’처럼 훈련을 지휘했지만, 염 감독의 취임 첫 메시지는 분명했다. “인생을 걸자.” 안락한 삶, 스포트라이트는 잊고 다시 출발하자는 의미였다. 염 감독은 “난 축구인생을 걸었다. ‘여러분(선수들)도 인생을 걸고 승격에 온 힘을 쏟자’고 했다”고 밝혔다.
K리그2는 전혀 다른 환경이다. 익숙해지면 승격이 더 어렵다. 기존 전력이 최대한 유지될 1~2년 안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만큼 철두철미해야 한다. 염 감독은 “겁나고 무서웠다면 포기했을 것”이라며 “강등 사투를 벌이며 실점을 피하려는 경기를 했다. 이제는 다양한 공격 패턴과 점진적 빌드업 축구를 준비한다. 게임 모델과 전술 패턴은 정했다. 태국 전지훈련에서 이를 공유하고 팀 컬러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들에게 전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염 감독은 “항상 감사하고 죄송하다. 너무 큰 실망을 드려 응원 요청마저 사치”라며 “공허한 말이 아닌 행동, 경기력으로 증명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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