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강백호, 다시 일어선 KT 젊은 중심축 [베이스볼 피플]

입력 2024-04-14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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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6회말 2사에서 KT 강백호가 안타를 날리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KT 위즈 간판타자 강백호(25)는 13일 수원 SSG 랜더스전에서 멀티홈런(2홈런)으로 개인통산 100홈런을 돌파(101개)했다. 강백호처럼 젊은 나이(24세 8개월 26일)에 100홈런을 넘기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역대 100홈런 타자는 강백호를 포함해 총 106명에 달하지만, 43년 KBO리그 역사에서 그보다 어린 나이에 100홈런에 도달한 타자는 최연소 달성자인 이승엽(22세 8개월 17일)을 비롯해 김태균(23세 3개월 6일), 장종훈(23세 5개월 4일) 등 6명밖에 없다.

강백호는 손에 꼽히는 재목이다. 역대 강타자 계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됐다. 당장 이승엽 등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들의 뒤를 잇는 것은 물론 심정수(24세 11개월 6일), 이대호(25세 1개월 5일) 등 한 시대를 주름잡은 또 다른 전설적 타자들보다는 100홈런 달성 시기가 더 빠르다. 그럼에도 강백호는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프로 데뷔 초반 페이스에 비해선 (100홈런을) 다소 늦게 달성한 듯하다”고 손사래를 쳤다.

실제로 강백호는 100홈런 달성 시기를 훨씬 더 앞당길 수 있었다. 2021년까지 4시즌 동안 81홈런을 터트렸다. 그러나 이후 적잖은 시련을 겪었다. 짧은 시간 안에 굴곡이 너무 심했다. 2021년 개최된 2020도쿄올림픽을 시작으로 지난해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대표팀의 연이은 부진 속에 본의 아니게 따가운 눈총을 받곤 했다. 다행히 지난해 가을 열린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털어냈지만, “그동안 공황장애가 심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낸 것 같다”며 눈물을 흘린 바 있다.

올 시즌에는 더 이상 시련은 없는 모습이다. 줄었던 팀 내 비중이 최근 다시 늘고 있다.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부터다. 덩달아 타격까지 좋아졌다. 14일 수원 SSG전에서도 멀티히트(5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시즌 타율은 0.314가 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강)백호에게 포수를 시키고 나서부터 표정이 좋아졌다”며 웃은 뒤 “백호도 어느 순간 (전력상) 소외된 듯한 느낌을 받았을 수 있지만, 다시 (팀의) 축이 돼 가고 있지 않느냐. 백호에게 여러 면에서 좋은 영향이 된 듯하다. 이전보다 참 많이 밝아졌다”고 흡족해했다.

이에 강백호는 “팀에서 나를 중심타선에 배치하고, 내게 기대하는 것들이 있지 않나. 그동안 그만큼 보탬이 되지는 못했던 것 같아서 사실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께서 나를 믿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또 “100홈런이라는 기록을 달성해 정말 영광스럽다. 팀의 승리를 위해 뛰다 보면 다른 기록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 기록을 의식하기보다 그라운드 위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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