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원정 ‘추가시간의 기적’, 대구는 꺾이지 않았다…박창현 신임 감독 데뷔전 무패 [현장리포트]

입력 2024-04-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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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박재현.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너무 빨리 축제 분위기가 조성됐다. 2-0으로 앞선 가운데 후반 추가시간을 맞은 홈팀은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원정팀은 포기하지 않았다. 대기심이 알린 8분이면 충분했다. 후반 48분 만회골, 2분 뒤 동점골을 뽑았다.

대구FC와 전북 현대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9라운드 맞대결에서 2-2로 비겼다. 같은 승점 1이지만 3연승에 실패해 2승4무3패, 승점 10에 그친 전북으로선 상처만 가득했다. 반면 5경기 무승(4무1패)이 이어졌으나 짜릿한 동점 드라마를 쓴 박창현 대구 신임 감독은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전북은 아마 진 기분일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홍익대를 이끌다 고향에 돌아온 박 감독에게는 프로 사령탑 복귀전이었다. 2010년 포항 스틸러스 감독대행을 맡은 그는 당시 7승을 챙겼다. 의지는 분명했다. 경기 전 박 감독은 “전북보다 열 걸음은 더 뛰어야 한다. 덜 뛰면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물론 뭔가를 바꾸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분위기 전환에 초점을 맞췄다. “어차피 해야 한다면 즐겁게 축구를 하자”는 짧고 굵은 메시지를 대구 선수단에 전했다. 우선 부담을 덜고 패배의식을 털어내자는 주문이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출발은 좋지 않았다. 전북의 2002년생 전병관이 번뜩였다. 전반 9분 송민규의 패스를 받아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골망을 출렁였다. 8라운드 FC서울과 원정경기(3-2 승)에 이은 2경기 연속골이었다. 전북의 기운은 계속됐다. 긴 부상을 털고 후반 25분 교체 투입된 브라질 공격수 에르난데스가 14분 만에 문선민의 도움으로 전북에서 K리그 첫 골을 넣었다.

그러나 대구의 ‘쇼타임’이 기다리고 있었다. 교체 승부수가 통했다. 후반전을 시작하며 피치를 밟은 2003년생 박재현과 2004년생 정재상이 큰일을 냈다. 부지런히 뛰며 상대 진영을 흔들고 많은 슛(대구 23개·전북 12개)을 시도하자, 2골차 리드를 믿고 방심하며 압박이 느슨해진 전북 골문이 후반 추가시간 활짝 열렸다. 박재현은 시즌 3번째, 정재상은 2번째 출전임에도 존재감을 뽐내며 대구의 ‘신동력’임을 증명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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