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아야 하지 않나” 변화무쌍한 투구, 키움 김성민의 프로 생존법

입력 2024-05-23 1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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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성민. 스포츠동아DB

“스피드가 없는 것이 정말 큰 스트레스였어요.”

키움 히어로즈 좌완투수 김성민(30)은 프로 데뷔 후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계속 키워 온 ‘프로 생존러’다. 강속구 투수가 유독 각광을 받는 시대이지만 그는 평균 130㎞ 중반대의 직구(투심)와 다양한 변화구로 돌파구를 만들어 가고 있다.

김성민이 22일까지 거둔 올 시즌 성적은 16경기(16.2이닝) 1승1패5홀드 평균자책점 0.54다. 군 복무를 마친 후 처음 맞이한 시즌이지만, 그는 적응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1군에서 곧바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성민은 “아무래도 내가 군 입대 전부터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하지 않았나. 그 많은 경험에서 나름 좋은 걸 조금씩 적립해 놓았다. 그렇다보니 감독님께서 나를 마운드에 올려 보낼 때 어떻게 쓰려고 하시는지를 조금은 알 것 같더라. 그래서 그런 기대에 최대한 부응하려고 최선을 다해 공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직에서만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게 아니다. 김성민은 투구에 있어서도 여러 실험을 스스로 많이 했다. 던지는 왼팔의 각도를 크게 낮춰 공을 숨기는 특유의 ‘디셉션’ 효과를 극대화 했고, 주 구종인 포심을 버리고 투심을 주무기로 삼기도 했다.

김성민은 “나도 원래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였다. 그런데 부상을 당할수록 점점 더 구속이 안 나오더라. 당시에는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어 “그래도 살아남아야 하지 않나. 그래서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는지 많이 고민했다. 전력분석 팀을 통해 영상을 보니 공을 던지는 순간에 손동작이 (상대 타자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면이 있더라. 그래서 장점을 살리되 제구력도 더 다듬기 위해 팔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투심을 첫 번째 구종으로 삼게 된 이유 역시 같다. 김성민은 “어차피 직구 스피드를 올리지 못할 거면 타자를 상대로 ‘변화무쌍한 공을 던지는 게 승산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2020시즌부터 투심을 더 많이 던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군 제대 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출발한 2024시즌. 결과까지 좋게 나오고 있어 김성민의 투지는 더욱 활활 타오르고 있다. 그는 “어떠한 보직도 맡을 수 있다. 던지라고 하면 그냥 힘차게 공을 던질 뿐이다. 이겨내는 건 내 몫이다. 내가 못 던지면 더 좋은 투수가 마운드에 서면 된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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