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협회 채무 46억원 탕감 받아…“관리단체 지정 철회해야”

입력 2024-05-30 15: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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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자 대한테니스협회 회장 직무대행이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테니스협회 관리단체 지정 반대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 직무대행, 김두환 대한테니스협회 정상화 대책위원회 위원장, 김석찬 제주시테니스협회 회장. 사진제공 | 뉴시스

대한테니스협회가 10년 동안 갚지 못했던 빚 약 46억원을 전부 탕감받았다며 대한체육회에 관리단체 지정 시도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테니스협회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디어윌로부터 약 46억1000만 원 가량의 채무를 전부 탕감받았다”며 “대한체육회도 테니스협회에 대한 관리단체 지정 시도를 철회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대한체육회는 테니스협회의 관리단체 지정을 안건으로 올린 이사회를 31일 개최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가 테니스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하려는 이유는 테니스협회가 미디어윌에 거액의 채무를 안고 있기 때문에 협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테니스협회가 관리 단체로 지정되면 협회 임원진은 해임되고 체육회가 구성하는 관리위원회가 운영을 맡는다.

관리단체 지정 위기를 맞은 ‘테니스협회 사태’의 시작은 약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테니스협회는 2015년 육군사관학교 테니스장 리모델링 사업을 맡는 과정에서 중견기업 미디어윌로부터 30억원을 빌렸다. 그러나 배임 등 법적인 사유로 소송전을 펼쳤고 5년 여 동안 법정 다툼 끝에 협회가 최종 패소했다. 그 사이 빚이 불어 이자는 60억원 가량으로 늘었다. 그동안 상환을 하고 남은 잔여 채무는 46억1000만원에 이른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부채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미디어윌이 29일 테니스협회에 보낸 공문에는 “당사는 대승적 차원에서 귀 협회의 기 상환액을 제외한 잔여 채무에 대해 전액 탕감을 약속한다”고 쓰여 있다. 미디어윌 관계자는 “테니스를 사랑하는 기업으로서 관리단체 전락만은 막아야 한다는 내부 결정이 있었다”고 했다.

다만 미디어윌은 전제조건을 붙였다. 테니스협히가 미디어윌과 채무 관계를 협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홈페이지에 올라온 미디어윌에 대한 잘못된 뉴스 등을 즉각 삭제 조치한다는 것이다.

손영자 테니스협회 회장 직무대행은 이날 “거액의 채무를 탕감해주기로 한 미디어윌 주원석 회장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빚만 청산하면 테니스협회 회장이 누가 돼도 좋다고 하신 만큼 이번 채무 탕감으로 이기흥 회장께서 약속을 지켜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대한체육회가 관리단체 지정의 다른 이유로 내세우는 회장 부재에 대해서는 “지난해 10월 회장 선거를 치르려고 했으나 대한체육회가 선거 중단을 요청해 회장을 뽑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이유로 관리단체로 지정하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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