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건 지키자’ 선수 보호가 최우선, 주루 규정 손질은 선택 아닌 필수

입력 2024-06-06 1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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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도 중요하지만, 선수 보호가 최우선이다. 이와 관련한 규정의 손질은 반드시 필요하다.

6월 들어 ‘베이스 막기’ 논란이 KBO리그의 화두로 떠올랐다. 벌써 2차례나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1일 사직 NC 다이노스-롯데 자이언츠전과 4일 창원 두산 베어스-NC전에서다.

1일 사직 경기 3회말 롯데 황성빈이 3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NC 3루수 서호철의 무릎에 손이 가로막혀 태그아웃 당한 데 이어 4일 창원 경기 9회초에는 2루 도루를 시도하던 두산 이유찬의 손이 NC 유격수 김주원의 스파이크에 막혔다. 최초 세이프가 선언됐으나, 비디오판독 결과 아웃으로 정정됐다.

특히 4일 경기에선 잘못된 판정까지 겹쳐 논란이 더욱 커졌다. 최초 2루심은 김주원의 주루방해를 지적했으나, 주심이 주루방해가 아닌 태그에 의한 세이프로 인지해 비디오판독을 진행한 것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비디오판독 결과에 거세게 항의하다가 퇴장 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졌고,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님에도 잘못 적용해 혼란을 초래한 주심과 2루심은 나란히 50만 원의 벌금과 경고 조치를 받았다. 두산은 이유찬이 부상까지 입어 타격이 더 컸다.

모호한 규정으로 인해 벌어진 사태다. 경기 도중 선수들의 충돌로 부상이 발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포수가 홈플레이트를 막고 태그하는 행위 등은 비디오판독을 통해 제재하곤 하지만, 1·2·3루에서 야수와 주자의 충돌과 관련한 규정은 빈약한 측면이 있다. 야수가 의도적으로 주자의 신체 부위가 베이스에서 떨어지도록 태그를 시도한 사례도 있었다.

규정이 명확하지 않으면 또 다른 사고를 낳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력으로 뛰는 주자들과 필사적으로 베이스를 지키려는 야수들이 겹칠 때의 상황은 마치 전쟁과 같아 부상 위험이 더 크다. 반대로 주자가 태그를 피하기 위해 강한 슬라이딩을 감행하면서 야수가 다치는 경우 또한 적지 않다.

2018년 5월 4일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마린스-니혼햄 파이터즈전에서다. 니혼햄 오스왈도 아르시아가 2루 도루 슬라이딩 과정에서 포구 후 태그를 준비하던 지바 롯데 유격수 후지오카 유다이의 글러브를 의도적으로 건드려 공을 놓치게 했다. 최초 판정은 세이프였지만, 비디오판독 결과 수비방해 아웃은 물론 위험한 플레이에 따른 경고까지 주어졌다. 부상 유발 행위를 강력하게 제재한 것이다.

부상자가 나오지 않아야 경기력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만큼 선수들간의 동업자정신과 명확한 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KBO도 “향후 부상 방지를 위해 베이스간 주루방해 관련 규정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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