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 끝’ 20홈런 돌파한 장타자 5인…홈런경쟁 ‘후끈’

입력 2024-06-30 15: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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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NC 데이비슨, KT 로하스, 강백호, SSG 최정, KIA 김도영. 스포츠동아 DB


‘아홉수는 끝났다.’

20홈런 고지를 눈앞에 두고 침묵했던 장타자들이 대포를 재가동하며 홈런왕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14일 기준 나란히 18개의 홈런을 쳐냈던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 최정(SSG 랜더스), 멜 로하스 주니어, 강백호(이상 KT 위즈)가 이 부문 공동 선두였고, 데이비슨이 다음날(15일) 창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홈런을 폭발하며 20홈런 고지를 정복한 뒤부터 무섭게 치고 나갔다.

이후 다른 선수들의 홈런 행진이 주춤했다. 22일까지 로하스와 최정,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19홈런에 멈춰있었고, 강백호는 6월 8일 수원 LG 트윈스전에서 18호 홈런을 쳐낸 뒤 줄곧 침묵했다. 그 사이 데이비슨이 무서운 속도로 홈런을 추가하면서 독주 체제를 갖추는 듯했다.

그러나 23일 로하스와 김도영이 마침내 20번째 홈런을 쳐내면서 길었던 아홉수를 탈출했다. 이에 자극받은 최정과 강백호도 27일 나란히 홈런을 합창하며 20홈런 고지를 정복했다. 한 번 혈이 뚫리자 속도가 붙었다. 29일까지 이들 4명이 쳐낸 홈런은 나란히 21개로 선두 데이비슨(25홈런)과 격차는 4개다. 데이비슨이 무서운 속도로 홈런을 추가하고 있지만, 그를 뒤쫓는 4명도 몰아치기에 능한 만큼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특히 홈런왕 경력자인 최정(2016·2017·2021년)과 로하스(2020년)가 페이스를 끌어올리면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데이비슨은 6월에만 무려 12개의 아치를 그렸다. 20홈런 고지를 밟은 뒤 11경기에서 쳐낸 홈런만 5개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MLB)와 일본프로야구(NPB)를 거치며 타율은 낮고 삼진이 많은 유형의 장타자로 분류됐는데, 올해는 타율도 0.276으로 나쁘지 않다. 또 2020년 로하스, 2021년 최정, 2022년 박병호(삼성), 2023년 노시환 등 지난 4년간 20홈런에 선착한 선수들이 모두 홈런왕을 차지했던 터라 데이비슨이 그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지켜볼 만하다. 강인권 NC 감독은 “데이비슨이 국내 선발투수들에게 적응이 된 듯하다”며 “변화구와 하이패스트볼에 타이밍이 맞으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20홈런 고지를 정복하지 못한 홈런타자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지난해 홈런왕 노시환(한화 이글스)과 양석환(두산 베어스·이상 18홈런)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도입으로 ‘타고투저’ 현상이 짙어졌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불펜의 체력 부담이 커졌다. 자연스럽게 투수들의 실투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놓치지 않는 타자들의 집중력 또한 중요해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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