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울산 김민준이 17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코리아컵 8강전에서 전반 27분 결승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 | 울산 HD
만점 복귀전이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김민준이 울산 HD의 코리아컵(FA컵) 4강행을 이끌었다.
울산은 17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전반 27분 주장 김민우의 패스를 오른쪽 윙포워드 김민준이 날카로운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은 2017년 이후 7년 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 중이다.
공교롭게도 ‘감독대행’ 체제의 두팀이 만났다. 울산은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홍명보 감독을 대신해 이경수 수석코치가 지휘봉을 잡았고, 인천은 조성환 감독(부산 아이파크)이 사퇴한 뒤 변재섭 감독대행이 이끌고 있다.
팀 분위기가 비슷했다. 수장이 떠나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최근 리그에서 선전으로 다소나마 진정됐다. 울산은 이 대행의 첫 경기였던 FC서울과 K리그1 23라운드에서 1-0으로 이겨 3경기 무승(1무2패)을 끊었고, 인천은 광주FC를 누르고 9경기 무승(5무4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변 대행과 함께한 인천은 2경기 무패(1승1무)였다.
벤치의 선택 역시 같았다. 빡빡한 일정과 혹독한 날씨를 고려해 큰 폭의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K리그1 3연패를 노리는 울산은 부상에서 복귀한 황석호와 전역자 김민준, 신입 외국인 공격수 야고를 투입했다. 하위권 탈출에 사활을 건 인천도 2000년대생 영건들을 대거 포함한 2진을 내세웠다.
그래도 힘과 체급의 차이는 분명했다. 올 시즌 리그에서 상대전적은 2무로 팽팽하지만, 이날은 홈팀이 우위를 점했다. 초반부터 적극적 슛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계속 두드리자 열렸다. 돌아온 김민준이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이 대행과 함께한 2019년 7월 나폴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프랑스와 5~8위 순위결정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3-2 승리를 이끈 흐뭇한 기억을 소환한 김민준은 후반 16분 일본인 미드필더 아타루와 교체될 때까지 61분간 울산에 싱싱한 기운을 불어넣었다.
울산에 김민준의 활약은 몹시도 반갑다. 지난 시즌 김천 상무의 K리그1 승격을 이끈 주역이다. 당시 K리그2 28경기에서 6골·4도움, 올해 전반기 1골·1도움(12경기)을 올리며 경험을 쌓은 그는 리그 3연패를 노리는 팀에는 큰 활력소다. 특히 울산은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까지 바쁜 후반기를 앞둔 터라 스쿼드의 고른 퍼포먼스가 필요하다.
화끈한 결승포와 함께 주전경쟁에 뛰어든 김민준은 경기 후 “울산 일원으로 항상 자부심을 갖고 있다.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겠다”는 소감을 남긴 뒤 활짝 웃었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