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기 출전+영양가 만점’ 롯데 먹여살리는 레이예스

입력 2024-07-18 13: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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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빅터 레이예스. 스포츠동아DB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빅터 레이예스(30)는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타자 중 한 명이다. 17일까지 8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5(344타수 122안타), 9홈런, 75타점을 올리며 롯데 타선을 이끌고 있다.

2017년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던 앤디 번즈가 2018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 뒤 합류했던 외국인타자들은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0~2021년 주전 유격수를 맡았던 딕슨 마차도는 안정적 수비로 그나마 팀에 기여했지만, 공격에선 큰 보탬을 주지 못했다. 외국인타자에게 기대하는 ‘해결사 능력’이 부족했던 까닭에 타선의 파괴력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그 갈증을 풀어준 것만으로도 레이예스의 가치는 상당하다. 팀이 치른 전 경기에 나서고 있는 꾸준함 역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한 외국인타자는 소크라테스 브리토(KIA 타이거즈)와 레이예스가 전부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레이예스는 항상 자기 자리를 지켜줬다”며 “외국인선수가 전 경기에 출전하며 열심히 뛰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칭찬했다. 어디에도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외국인타자가 롯데에 생긴 것이다.

전 경기 출전은 성적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다. 감독 입장에서도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를 무턱대고 경기에 내보낼 수는 없다. 더욱이 레이예스는 전 경기에 선발로, 그것도 중심타순인 3번(176타석)과 4번(202타석)으로만 나섰다. 없어선 안 될 ‘대체불가’ 자원이라는 의미다.

주요 타격 지표에서도 최다안타 1위, 타율 2위, 타점 3위에 올라있는데, 소위 말하는 영양가 또한 만점이다. 9개의 홈런 가운데 6개를 누상에 주자를 두고 쳐냈고, 득점권에서 0.410(100타수 41안타), 6홈런, 71타점의 엄청난 파괴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 초구 타율이 0.472(36타수 17안타)에 달하는 등 투수가 채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성향이라 상대 배터리로선 늘 긴장할 수밖에 없다. 월간 타율이 한 번도 3할 미만으로 떨어진 적이 없을 정도로 꾸준하다. 슬럼프가 없는 외국인타자는 언제나 공포의 대상이다.

승부사 기질 또한 대단하다. 절체절명의 승부처인 7회 이후, 2점차 이내일 때 0.480(50타수 24안타)의 고타율을 자랑한다. 홈런도 3개나 날렸다. 17일 울산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 연장 10회말 2사 만루에선 우측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전반기 막판의 상승세가 한풀 꺾였던 롯데로서도 레이예스 덕분에 희망을 되살렸으니 더욱 고무적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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