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사단’ 금광산의 프로복서 도전기 “형님과 복싱 얘기 시작하면 5시간은 기본”[셀럽들의 7330]

입력 2024-08-22 18: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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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챔피언’, ‘성난황소’ 등의 영화를 통해 개성적인 액션연기를 선보여 온 배우 금광산이 훈련 중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범죄도시’, ‘챔피언’, ‘성난황소’ 등의 영화를 통해 개성적인 액션연기를 선보여 온 배우 금광산이 훈련 중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3월 헤비급 데뷔해 4승 1패 기록
아침저녁 마동석 복싱장 맹훈련
“복싱은 배우 필모그래피의 하나” 

본캐는 영화배우, 부캐는 복서. 그것도 정식 데뷔한 프로복서.
3월 헤비급으로 프로 데뷔해 4승 1패를 기록했다. 모두 20년 이상 나이 차가 나는 젊은 선수들과 링에서 마주 섰다.

배우 금광산(48)과의 인터뷰는 네 번째 시합을 일주일쯤 앞둔 시점에서 진행됐다. 영화 얘기는 아주 조금, 대부분의 화제는 복싱을 벗어나지 않았다. 금광산은 “본업을 조금 미뤄두고, 복싱에 2년 정도 전념해 보려고 한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정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도전자의 삶을 살아왔다. 학창 시절에는 축구선수였다. 프로의 꿈을 꾸었지만, 부상이 그의 발목에 태클을 걸었다. 그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은 40대에 들어서였다. 어린 시절부터 꿈꾸었던 영화배우가 되고 싶었다. 

2016년 영화 ‘아수라’에서 단역으로 데뷔 후 10여 편의 영화, 드라마에 출연했다. 배우로서 그의 존재가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된 것은 2017년 영화 ‘범죄도시’에서 마석도(마동석)와 형사들에게 삶은 계란을 까주는 목욕탕 문신남으로서였다. 마석도의 “계란이 왜케 퍽퍽해”란 질문에 잔뜩 겁먹은 얼굴로 “삶은 계란이라서 …”라고 대답하는 이 명장면은 사실 마동석과 금광산의 애드리브였다고 한다.

이후 금광산은 ‘챔피언(2018)’, ‘성난황소(2018)’ 등 마동석의 영화에 단골 출연하며 ‘마동석 패밀리’의 일원이 된다. 지금 운동을 하고 있는 곳도 ‘마동석 복싱장’으로 유명한 빅펀치 복싱클럽이다. 빅펀치 복싱클럽 소속의 유일한 프로선수이기도 한 그는 이곳에서 또 한 번의 ‘빅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촬영이나 특별한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하루 두 번씩 클럽에서 훈련 같은 운동을 한다. 원래는 하루 한 번 하던 운동량을 최근 두 번으로 늘렸다. 베트남 원정경기에서 갑작스러운 체력 저하로 패한 데 대한 주변의 지적이 뼈아팠다고 했다. 금광산은 “스스로에게 부끄러웠다. 운동을 더 해서, 지는 한이 있어도 링 안에서 쓰러지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오전 10시 반부터 2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다시 밤에 클럽에 나가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5일 정도 이렇게 하고 있죠.”

운동량을 늘린 덕이었을까. 그는 가장 최근 경기였던 7월 12일 창원에서 열린 베트남 신예복서 응우엔과의 대결에서 체력의 한계를 딛고 4라운드 판정승을 거뒀다.

금광산은 마동석과의 복싱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알려져 있듯 마동석은 엄청난 복싱광이다. 금광산은 “(마동석) 형님과 복싱 얘기를 시작하면 기본이 다섯 시간”이라며 웃었다. 촬영장에서 한참 복싱 얘기에 빠져 있던 마동석이 스태프들이 기다린다는 말에 “아참, 여기 촬영장이지”하고 일어선 적도 있단다. 금광산은 “한국, 미국은 물론 멕시코, 러시아 복싱 스타일까지 다 꿰뚫고 계셔서 기술적 조언이 큰 도움이 된다”며 “형님과는 가볍게 링에서 스파링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7월 12일 열린 ‘밈플레이 MAXFC 28 IN 창원’ 경기에서 베트남의 응우엔에게 자신의 주무기인 강력한 라이트훅을 날리고 있는 금광산(오른쪽).                                사진제공 | MAX FC

7월 12일 열린 ‘밈플레이 MAXFC 28 IN 창원’ 경기에서 베트남의 응우엔에게 자신의 주무기인 강력한 라이트훅을 날리고 있는 금광산(오른쪽). 사진제공 | MAX FC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링에 올라 조카, 아들뻘 되는 젊은 선수들과 진지하게 주먹을 겨루는 그의 모습에 “멋있다”, “중년의 희망”, “제2의 드웨인 존슨”이라며 열광하는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 

“2년 정도 진지하게 링에 서고 싶습니다. 프로자격이 유지될 수 있다면, 육십이 돼서도 시합에 나가보고 싶어요. 복싱은 제 배우 필모그래피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도전자의 삶을 살아오고 있지만, 언젠가는 저도 인생의 챔피언으로 설 날이 오지 않겠습니까.”

금광산이 큼직한 주먹을 꾹 쥐어 보였다. 그의 라이트 훅이 새로운 꿈의 턱을 강타하는 날, 그는 도전자가 아닌 인생의 챔피언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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