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밀러, 2019년 조상우처럼!’ KT 고영표, 가을 전설 쓰는 특급 조커

입력 2024-10-06 12:13:39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T 고영표가 5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와 준PO 1차전 1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포효하고 있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KT 고영표가 5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와 준PO 1차전 1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포효하고 있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201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 앤드루 밀러는 가을야구 무대를 휩쓸었다. 당시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PS) 10경기에 등판해 2승무패1세이브, 평균자책점(ERA) 1.40(19.1이닝 3실점)으로 펄펄 날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2차례나 연투를 펼치고도 전 경기를 멀티이닝으로 장식한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차지하진 못했지만, 밀러는 ‘가을 영웅’이라는 칭호를 받기에 충분했다.

●2024년 가을 휩쓰는 고영표

KBO리그에도 가을 영웅들이 적지 않았다. 2019년 조상우(키움 히어로즈)가 대표적이다. 당시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부터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까지 총 8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에 키움의 KS 상대 두산 베어스도 이용찬(현 NC 다이노스)에게 조상우와 같은 역할을 맡겼다. ‘가장 센 패’로 승부처를 이겨내려는 의도였다.

그로부터 5년 후 가을은 KT 위즈 고영표(33)가 휩쓸고 있다. 지난달 28일 키움과 정규시즌 최종전에 구원등판해 5이닝 무4사구 1실점으로 활약한 데 이어 이달 1일 SSG 랜더스와 5위 결정전 등판까지 불사했다. “이틀밖에 쉬지 못하지만, 잘 던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휴식이 충분치 않았던 점을 고려해 등판을 허용하지 않으려 했으나, 고영표의 투지를 꺾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PS 들어 오히려 더 좋은 구위를 뽐내고 있다. 고영표는 3일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구원·1이닝 무4사구 무실점), 5일 LG 트윈스와 준PO 1차전(선발·4이닝 무4사구 1실점)에서 역투를 거듭했다.

●가을 주인공으로!

2021년 통합우승 때 고영표는 KS 3경기에 구원등판해 2홀드, ERA 3.86(4.2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올해 PS처럼 불펜 요원이었지만, 엄밀히 말해 주인공은 아니었다. 당시 KT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윌리엄 쿠에바스~배제성~소형준으로 선발진을 구축했다. 토종 에이스 고영표로선 적잖게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다르다. 그는 “(WC 결정 2차전 이후 준PO 1차전에) 하루 쉬고 나왔지만, 난 언제든 던질 각오가 돼 있다”며 “정규시즌 막판부터 잘 준비했다. 컨디션 역시 좋다”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